은행장 선임에 지주 입김 최소화이사회 사무국도 독립적으로당국 지배구조 모범관행 후속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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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금융지주들이 어떻게 수용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주 회장의 권한을 줄이는 대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외부 CEO 후보군에 대한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게 골자로 실제 적용시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행장 선임시 지부 보다 은행 자체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역할과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현재 은행장 선정은 금융지주 이사회 내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보니 정작 은행 임추위는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어왔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르면 은행장 선임시 은행 임추위는 후보군의 현황과 선임절차 진행에 대한 정보제공을 받아야 한다. 

    또 은행 임추위에 후보군 추천 권한을 부여하고 지주의 후보 평가시 은행 임추위원 등의 의견을 제출하고 재추천 절차 등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는 은행장 선임에 지주 회장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행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금융지주 자추위에는 지주 회장이 포함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은행장 선임은 지주 회장의 후계자 선정으로 여겨지는 게 고착화됐다. 

    모범관행은 또 외부 후보자에게 충분한 시일을 부여해 평가에 충분히 대비하고, 비상근 직위를 부여할 것을 제안했다. 평가 방법과 시기에 있어 내부후보와 비교해 불리하면 안된다는 의미다. 또 이사회와 접점을 늘려 그룹 내부 사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연말 조직개편을 목전에 둔 지주와 은행이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 강화를 어떻게 추진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8일 조직개편을 통해 이사회사무국 운영을 이사회에 일임했다.  

    그동안은 회장이 이사회사무국 운영을 담당하고 소속 직원의 인사권을 쥐고 있어 운영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번 개편을 통해 지주 회장이 이사회 사무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만들고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은행이 사외이사 지원조직을 CEO 관할에 두고 있는 상태라 이번 모범관행 발표를 계기로 연말 조직개편에 변화가 예상된다. 

    KB금융지주는 경영 승계 프로그램의 중심축인 부회장 제도를 계속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주 부회장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부회장 운영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지난 12일 부회장제 개선과 관련해 "부회장제도가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돼 외부 발탁,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부회장제도를 운영중인데 KB금융만 부회장들의 사퇴로 공석인 상태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이 부회장직 대신 부문장 직책을 유지해 회장 후보자군을 평가하고 관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사회가 경영진의 리스크관리 등을 점검하고 견제하는 등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실한 지원 시스템이 운영돼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면서 “금융당국의 모범관행을 어떻게 적용해 로드맵을 마련할지 각 사들의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