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4Q에도 판매량 부진…전년비 1.7% 감소 예상내년 올림픽 등 스포츠 빅이벤트 많지만…전망 여전히 '우울'CES에도 신기술 기대감 낮아…프리미엄·플랫폼 중심 사업 전략 이어갈듯
  • ▲ (왼쪽부터) webOS22가 탑재된 22년형 LG 올레드 TV와 최신 webOS23이 탑재된 23년형 LG 올레드 TV. ⓒLG전자
    ▲ (왼쪽부터) webOS22가 탑재된 22년형 LG 올레드 TV와 최신 webOS23이 탑재된 23년형 LG 올레드 TV. ⓒLG전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TV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연중 최대 성수기로 불리는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소비가 되살아나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내년도 TV시장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이라 내년 초 열리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통적 TV 성수기라 불리는 올 4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보다 1.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치는 5455만 대로, 최근 10년 간 4분기 출하량 중에 최저치가 될 것이라고 봤다.

    4분기는 TV업계 최대 판촉 이벤트가 열리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끼고 있는데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할인행사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성수기다. 올해는 이미 연초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이 이어지며 TV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보루였던 4분기 마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이면서 우려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내년도 올해와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글로벌 TV 출하량이 올해보다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엔 파리 올림픽과 유로 2024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된 덕에 올해보다는 TV 출하량이 소폭 증가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지만 이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렸던 예년 대비 부진한 성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 삼성 TV 플러스 영화 VOD 서비스 ⓒ삼성전자
    ▲ 삼성 TV 플러스 영화 VOD 서비스 ⓒ삼성전자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 글로벌 TV시장 투톱인 삼성과 LG도 고민이 깊다. 특히 올해 4분기 성수기까지 수요 부진 현상이 이어지면서 당장 '적자'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놓였다.

    증권가에선 올 4분기에 LG전자에서 TV사업을 맡고 있는 HE사업본부가 적자 전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올해 간신히 적자를 털어낸 LG전자가 다시 1년 만에 적자를 볼 위기에 처했고, 손실 규모는 많게는 1000억 원대에서 적게는 1000억 원대가 예상된다.

    이미 내부적으로도 올해 TV사업의 역성장에 더불어 당분간 저성장 구조를 피하기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LG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어려운 TV사업 환경 가운데 유일하게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프리미엄 제품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경기 둔화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TV 제조사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분야가 바로 '플랫폼' 사업이다. 자사 스마트 TV 운영체제(OS)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인터페이스(UI)를 강화하고 콘텐츠를 확보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존 OTT 서비스와 달리 월 정액 사용이 아니라 광고를 기반으로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형식이다.

    보름 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초 'CES 2024'에서도 삼성과 LG를 포함해 주요 TV 제조사들이 하드웨어 신기술 보다는 콘텐츠 플랫폼 같은 소프트웨어 분야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신제품 라인업이 이 자리에서 대부분 공개되기도 하겠지만 폼팩터나 디스플레이 기술 측면에선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더불어 삼성과 LG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TV 시장 불황을 어떤 방식으로 버텨낼지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저가 TV시장은 중국업체 등에 상당 부분 자리를 내주면서 다수 업체들이 치열하게 가격경쟁을 벌이는 시장이 됐고 프리미엄 시장도 수요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본격적으로 적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달했다.

    삼성과 LG가 내년 이후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수요 침체기에 새로운 기술 개발에 힘을 주고 경기가 되살아나는 시점에 해당 신기술 탑재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