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액 400억원 만기 열흘연장…대주단 줄도산 우려 작용한투證 "태영, 내년 이행보증액 7200억원…특단대책 필요"대출연장으로 태영건설·모회사 TY홀딩스 주가하락세 홀딩
  • ▲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 ⓒ태영건설
    ▲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로 '부도설'에 휩싸이고 있는 태영건설이 최근 400억원 차입금에 대한 만기를 열흘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여전히 PF규모가 자기자본대비 380%에 육박하는 상황이라서 위기는 여전하다는 시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러 금융회사로 구성된 태영건설 대주단은 최근 만기가 도래한 신용대출 400억원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태영건설은 전날 채무보증금액 400억원에 대해 18일 만기를 28일로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다만 대출연장 과정에서 대주단내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대주단이 당장 부도를 선언하면 수조원대 대출과 우발채무가 한꺼번에 몰려 줄도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대출을 연장해 줬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최근 태영건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 PF 관련 단기차입금을 장기차입금으로 전환하는 식의 자금지원을 한 주요 채권단중 한 곳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현황점검'이라는 제하의 보고서에서 "내년부터 사업성이 부족한 현장의 PF대출 재구조화 작업이 본격화하면 태영건설이 이행해야 할 보증액이 72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태영건설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말 태영건설이 보증한 PF대출 잔액 4조4100억원중 민자 SOC사업에 대한 PF보증을 제외한 순수부동산 PF잔액은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절반인 47%가량이 미착공 상태이기 때문에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또한 미착공 현장의 45%가 6대 광역시를 포함한 지방이기 때문에 대출연장 없이 사업을 마감하면 태영건설이 당장 이행해야 할 보증액은 7200억원에 이른다.

    강경태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올해 3분기말기준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이 1조9300억원이고 부채비율은 479%로 건설사중 가장 높다"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단기유동성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강 연구원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태영건설과 모회사인 TY홀딩스 자구노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주단이 당장 EOD(부도)를 선언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다.

    향후 만기가 돌아오는 태영건설 PF차입금 연장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이달 22일 전주 군부대 부지개발 사업인 '에코시티' 관련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29일에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성북맨션 재건축사업 관련 차입금이 만기된다.

    내년 1분기에도 △경기 광명 역세권 개발 사업 △경남 김해시 삼계동 도시개발 사업 △경기도 의정부시 오피스텔 개발 사업 등에 대한 차입금 만기가 예정돼 있다.

    다만 대출연장으로 태영건설과 TY홀딩스 주가는 하락세를 멈췄다.

    전날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태영건설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25% 상승한 2845원에 마감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일 281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지만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같은날 TY홀딩스는 2.19% 오른 467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8일이후 줄곧 하락세를 타던 TY홀딩스 주가도 7거래일만에 상승전환했다. 개인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 52주 신저가 4475원을 딛고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