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로 수천 명 일자리 잃어… 국민은행도 콜센터 해고마이크로소프트, 노조와 'AI 협약'… 상생 사례 눈길韓 IT·게임사 7개 노조, 내년도 임단협 돌입… 'AI 고용안정' 언급 촉각
  • ▲ 로이터 연합뉴스
    ▲ 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수백에서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는 사례가 나오면서 내년 임금단체협약 화두로 ‘AI’가 떠오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원 240명은 최근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인공지능 상담 서비스 도입으로 올해 콜센터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20%가량 줄어든 여파였다. 

    노조의 개입으로 실직 위기에 놓였던 KB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원 240명 전원에 대한 고용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고용시장도 AI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 게 증명됐다. 

    해고가 일상인 미국의 고용시장에서조차 지난 5월 한 달 동안 AI로 인해 3900명이 실직했다는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인간 노동자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미국 노조연맹과 AI 기술·노동 협약을 체결해 ‘상생’을 약속하기도 했다. 

    네이버, 넥슨 등 국내 대표 IT·게임 7개사도 내년도 임단협에 돌입한 가운데 상생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학섬유식품노조에 IT위원회에 따르면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웹젠 ▲카카오 ▲한글과컴퓨터 소속 7개 노조는 이달부터 2024년도 임단협 교섭을 시작했다. 이번 임단협은 7개 노조가 ‘연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이번 임단협의 목표로 ‘공정한 성과 배분 구조’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KB국민은행 등 AI로 인한 실직 사례가 국내에선 비교적 최근에서야 나온 만큼 해당 부분에 대해 노조가 아직 대비에 들어가지 않은 모양새다.

    이번 임단협에서 사측에 AI 관련 조건을 제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 겸 화석식품노조 IT위원장은 “'아직은' 검토해보지 않았다”며 여지를 남겼다. 

    업계에선 IT·게임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노조의 대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올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축소해 진행한 엔씨소프트는 회사의 생성형 AI ‘바르코’를 통해 게임 내 이미지 생성 및 시나리오에 활용 중이다.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한 네이버는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15.5%를 기록, 전년 대비 오히려 0.5%p 감소했다. 인건비가 같은 기간 23.2%나 급등한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이 예정된 만큼 당장 AI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AI 고용안정 조건을 제시해 내후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