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군비지출 사상 최고…3.7% 증가韓 무기 수출 규모, 2000년 31위서 지난해 9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규수주 증가세 역대 최고
  • ▲ 제17회 미 육군전시회(AUSA 2023)에 전시된 한국의 K-9 자주포. 231011 ⓒ연합뉴스
    ▲ 제17회 미 육군전시회(AUSA 2023)에 전시된 한국의 K-9 자주포. 231011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무기 주문이 급증하면서 한국 방산업계 수출 규모 순위가 최근 2년간 급상승했다.

    2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데이터를 인용, 전세계 15개 주요 방산업체들이 미처 소화하지 못한 무기 주문 규모가 지난해 말 7760억달러로, 2년 전 7012억달러에 비해 11% 가까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분쟁 등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각국의 무기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IPRI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군비지출은 3.7% 증가한 2조24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유럽의 군사 지출은 30년 만에 전년대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15개사의 밀린 주문 규모는 7640억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크라이나 관련 주문, 특히 폴란드의 주문량이 늘어남에 따라 큰 혜택을 입었다.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잔고는 2020년 24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52억달러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의 신규수주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한국 방산업계 규모는 이에 힘입어 지난 2년간 크게 확대됐다. SIPRI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2000년 세계 31위에서 지난해 9위까지 올라왔다.

    독일 탱크 제조업체인 라인메탈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또 다른 수혜자다. 라인메탈의 수주잔고는 2020년 148억달러에서 지난해 279억달러로 88%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밀린 주문 규모가 325억달러로 더 늘었다.

    다만 주문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산업체들은 지속적인 공급망 차질과 인력 부족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IPRI 분석에 따르면 100대 방산기업의 실질 매출은 2022년 판매 수익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전년대비 3.5% 줄어든 5970억달러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