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전자공시 통해 워크아웃 신청 사실 밝혀채권은행 등 관리절차 개시…주식 거래 정지되기도지주사 'TY홀딩스' 설립이후 실적 내리막 걷기 시작
  • ▲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 ⓒ태영건설
    ▲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 ⓒ태영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연일 '부도설'에 휩싸였던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날 오전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의한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신청했다.

    채권은행 등 관리절차 개시 신청에 따라 태영건설 주식 매매거래는 오전 10시8분께 정지되기도 했다. 거래는 오전10시38분 재개됐다.

    전날 태영건설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최근 잇달아 부도설 및 워크아웃 신청설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지 하루만에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올해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 16위 태영건설은 부동산PF 유동성 위기로 연일 경영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당장 이날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과 관련한 약 480억원 규모 PF대출 만기가 이날이고  내년 1분기 △경기 광명 역세권 개발 사업 △경남 김해시 삼계동 도시개발 사업 △경기도 의정부시 오피스텔 개발 사업 등 차입금 만기가 연이어 예정돼 있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태영건설 신용등급을 조정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0일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하향검토)'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하향검토)'로 각각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도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 19일 태영건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 PF 관련 단기 차입금을 장기 차입금으로 전환하는 식의 자금지원을 한 주요 채권단중 한 곳이다.

    태영건설은 최근 구순의 나이로 그룹 최고경영자(CEO)에 복귀한 윤세영 회장이 1973년 서울 마포구 한 극장 사무실에 '태영개발'을 창업한 것이 시작점이다.

    태영건설은 1980년대말 1기신도시 조성 사업 등에 참여해 큰 성과를 거뒀다. 당시 확보한 자금을 발판으로 1990년 국내 첫 민영방송 사업자로 선정, 서울방송(현 SBS)을 설립했다.

    이후 태영건설은 사업 확장을 거듭해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사업은 물론 도로·철도·항만 등 국가 기간산업을 건설하는 토목사업과 방송·의료시설 등을 건설하는 건축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SBS 설립 당시만해도 태영건설은 도급순위 30위권이었지만 2020년이후 13~17위를 오르내렸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2019년 3월 장남인 윤석민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윤석민 회장 취임이후 태영건설은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사 TY홀딩스를 설립했다.

    윤석민 회장이 최대주주인 TY홀딩스는 △태영건설 △SBS △블루원 △에코비트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경영권 승계시점과 맞물려 태영건설 실적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18년 매출은 3조6911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3조원을 밑돌았다. 지난해 매출은 2조6051억원이었다. 업이익은 2018년 4582억원에서 지난해 915억원으로 '급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의하면 올해 3분기말기준 태영건설 차입금은 1조93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78%다.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물류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했지만 이번 워크아웃 사태를 막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