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포져 7243억 중 직접대출은 2000억 내외공동사업장 시공사 교체 정상화 전망보험권도 대부분 손실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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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건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전격 신청함에 따라 건설사와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도미노' 현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시장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조치 노력과 보증부 대출이 많아 당장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관련 대출 채권을 보유중인 금융사들은 사태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는 4조5800억원이다. 태영건설 직접 여신이 5400억원, 태영건설 자체 시행 중인 PF 사업장과 관련된 익스포저는 4조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말 분기 보고서를 보면 태영건설은 국내 은행권으로부터 장기차입금 4693억원 단기차입금 2250억원 등 총 7243억원을 빌렸다. 

    그러나 은행권의 직접대출은 실제 약 2000억 내외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금융권 직접대출은 KB금융이 100억원, 신한지주와 우리금융, 하나금융이 각각 600억원 내외이며, BNK금융 100억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 외에도 PF대출이 상당히 많지만 공동사업장 PF대출의 경우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사업 진행이 가능할 수 있고, 태영건설 단독사업장 PF대출의 경우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대출이 대부분이어서 당장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PF대출의 경우 사업장별 사업성 및 사업 진행과정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직접대출 2000억원의 경우 건전성 재분류를 통해 연내 손실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태영건설이 촉발한 부동산 PF 부실 확산 우려가 금융 시스템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여러 관리 방안을 내놓고 노력할 것으로 예상돼 당장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날에도 금융시장의 반응은 차분했다”고 말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날 태영건설에 대해 "시스템 리스크는 물론이고 시장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전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겠지만 큰 틀에서 시스템적인 교란 현상이나 신용 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업계 역시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에 따른 직접 타격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타 업권에 비해 대출 금액이 크지 않고, 대부분 선순위채권이며 보증을 낀 대출이 많아 손실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보험사 중 대출금액이 가장 많은 한화생명의 경우 부동산이 완공돼 임대율이 100%인데다 HUG가 원금을 100% 보증한 상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추진 중인 전주에코시티 프로젝트에 실행한 845억원 대출은 HUG 보증서를 100% 담보로 한다"며 "준공 이후 정상 임대 운영중으로 당사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흥국생명과 NH농협생명도 태영건설에 각각 268억원과 148억원을 빌려줬지만 HUG를 통해 100% 보증을 받을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융권 익스포저 규모가 금융회사 총자산의 0.09% 수준이라며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제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태영건설발 파장을 막기 위해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금융권이 공동으로 출자해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채안펀드의 최대 운용 규모를 현행 20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늘리고 건설사가 발행하는 회사채 등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하는 게 유력하다. 

    아울러 금융기관이 PF 사업장별 사업성을 감안해 보다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