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착공후 공사비 한푼도 못받아"대조1구역 조합, 집행부 와해…기능상실서울시, 코디네이터 현장파견 적극 중재
  • ▲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건축 조감도. ⓒ현대건설
    ▲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건축 조감도. ⓒ현대건설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은평구 '대조1구역'이 조합 내홍과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이를 두고 앞서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 중단사태를 겪은 '둔촌주공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조1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공사비 미지급을 이유로 전날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2022년 10월 착공이후 공사비 1800억원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공사비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시 무기한 유치권 행사 및 공사중단을 지난달말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대조1구역 재개발조합은 조합장 부재 등으로 인해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이번 공사중단 사태까지 이르게 됐다.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 일대 11만2000㎡부지에 지상 25층, 28개동 총 2451가구 아파트를 조성하는 것으로 현재 공정률은 22%정도다. 단지명은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다.

    당초 조합은 2022년 10월 착공 당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조합장 직무정지 등 조합 내분으로 집행부가 와해돼 현재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이때문에 현대건설은 협의할 대상이 없어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5월 관리처분인가후 8월 일반분양을 진행해야 했지만 절차가 지연되면서 사업비 이자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총공사비는 5800억원가량이지만 공사 재개가 늦어질수록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손실 등이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이때문에 조합 집행부가 재구성돼 공사가 재개돼도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대조1구역 공사중단을 두고 '제2의 둔촌주공 사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이라고 불렸던 1만2000가구 규모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경우 조합과 시공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간 공사비 갈등으로 2022년 4월부터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이로인해 입주 시기가 2년가량 늦어지면서 공사비도 1조원이상 증가해 조합원 부담이 커졌다.

    다만 둔촌주공은 분양이 초기에 마감된 반면 대조1구역은 여전히 분양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둔촌주공보다 사업성이 낮고 최근 분양시장도 얼어붙어 분양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서울시는 대조1구역 사업장에 대한 중재에 나설 방침이다.

    시는 은평구청을 중심으로 대조1구역 조합 정상화를 위해 현장에 갈등 중재를 위한 코디네이터를 파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내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구청을 중심으로 갈등 중재에 나선 상황"이라며 "대조1구역은 일반적인 공사비 갈등 유형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코디네이터를 파견하는 등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