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시점 논의 없자 증시 위축닛케이, 새해 첫 거래일 1%대 하락'애플 쇼크'에 부품-기술주 내림세 두드러져중국 상해, 홍콩 항생 등 주요 지수 감소세
  • ▲ 서울 중구 한 은행의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160628 ⓒ뉴시스
    ▲ 서울 중구 한 은행의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160628 ⓒ뉴시스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위원회(연준, Fed)가 지난번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만,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점이나 조건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미국증시에 이어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3일(현지시각)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을 공개했다. 12월 FOMC는 지난달 12~13일 열렸다.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점도표(금리 예상표)를 통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의사록은 금리 인상이 끝났음을 인정했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정책 담당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그동안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낮추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의사록은 "정책 전망에 대해 논의하면서 참가자들은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정책금리가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있을 것으로 보았지만, 실제 정책 경로는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이러한 전망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과 연관돼 있고, 추가 인상이 적절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경제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대부분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 때문에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고,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가파른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철회한 가운데 연준의 마지막 의사록이 미국의 금리 인하 시작 시기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 아시아 증시 급락의 배경이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진단했다.

    쿠니시 크로스비 LPL 파이낸셜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위원이 '장기 금리 인상'을 지지하지만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들은 올해 말에 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2월 의사록이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더 낮춰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불확실한 정책 경로를 강조한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후퇴하며 이날 미 국채 벤치마크 10년물 수익률(시장금리)은 한때 4%를 돌파했다. 지난 연말 10년물 수익률은 3.8%까지 떨어졌다.

    국채수익률이 급증하자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는 0.76%, S&P500은 0.80%, 나스닥은 1.18% 각각 하락했다.

    이어 열린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4일 오후 12시22분 현재 닛케이225지수(닛케이 평균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415.59p(1.24%) 떨어진 3만3048.58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새해 첫 거래를 시작한 일본 증시는 장중 3만260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24.72(0.83%) 내린 2942.53을 기록 중이다. 홍콩 항셍지수도 0.62% 떨어지고 있다. 한국 코스피 지수도 0.8% 내리고 있다.

    특히 일본 증시가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낙폭이 큰 것은 ‘애플 쇼크’가 하루 늦게 반영하면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애플은 2일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부정적 평가를 내리면서 주가가 2거래일간 4.3% 하락했다. 일본 증시에서도 애플 관련 전자부품주와 하이테크주에 대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무라타제작소와 야스카와전기가 한때 5% 넘게 하락했고, 레이저텍과 어드밴테스트, 도쿄전자 등 반도체주 하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시하시 타카유키 골드만삭스증권 부사장은 "악재가 겹치면서 연초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에 미국 정부가 대(對)중국 출하 중단을 요구한 점도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본 내에서는 노토반도 지진으로 인한 경기와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