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최근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인터뷰로 논란 점화현직 프리미엄 조항 개정. 공정성 강화에도 문제제기KT도 지난해 2명 낙마하는 등 외풍에 홍역 치뤄
  • ▲ 포스코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외풍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뉴데일리DB
    ▲ 포스코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외풍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뉴데일리DB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외풍(外風)’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정우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안을 되짚어보면 지난달 28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인터뷰 내용이 논란의 시작점이었다.  

    김 이사장은 “포스코홀딩스의 회장 선임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KT 사례를 거론하면서 “주주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간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최 회장에 대한 ‘비토(Veto·거부권)’라는 해석이 나왔으며, 尹心 논란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초대받지 못했다. 포스코그룹은 재계 순위 5위이며, 포스코홀딩스는 국내 상장사 중 시가총액 7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최 회장은 해외 순방 등 경제계 주요 일정에 제외되면서 ‘패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게다가 최 회장이 이달 3일 내부후보 중 ‘평판조회대상자’ 8명에 들지 못하면서 차기 회장 레이스에서 탈락하자 외풍, 외압설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포스코홀딩스가 지난달 19일 이사회에서 ‘新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는 점이다.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고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서 회장 후보군 발굴 및 자격심사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등 회장 선임 절차에 공정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했다. 
  • ▲ 포스코와 같이 소유분산기업으로 분류되는 KT도 지난해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외압 논란이 있었다. ⓒ뉴데일리DB
    ▲ 포스코와 같이 소유분산기업으로 분류되는 KT도 지난해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외압 논란이 있었다. ⓒ뉴데일리DB
    이런 노력에도 국민연금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후추위원장은 “규정에 따라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차기 회장 심사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만약 최 회장이 3연임을 위해 지원한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라며 김 이사장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김 이사장이 KT 사례를 거론한 것도 논란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2월 구현모 전 KT 대표는 차기 대표 후보군에서 사퇴했다. 연임 의사를 밝혔지만 국민연금의 반대와 국민의힘 등 정치권의 압박이 자진 사퇴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도 같은 해 3월 차기 대표 후보로 선정됐지만 역시 외풍에 직면했다. 

    결국 주주총회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버티면 KT가 더 망가질 것 같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KT의 경영 공백은 그 후 6개월이 지나서야 일단락됐다.

    현재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레이스는 미궁에 빠졌다. 자천, 타천으로 내·외부 인사 20~30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KT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연말에는 정부 고위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특정 인물을 밀고 있다는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때마다 포스코, KT 등 소유분산기업을 대상으로 정권에 우호적인 인사를 낙하산으로 보내는 관행이 이어져왔다. 이제는 투명하고 공정한 회장 선임 절차를 통해 기존의 관행을 해소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