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무성 및 정치권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매각 요청2023년 11월 개인정보 51만건 유출로 A홀딩스 주식 매각 압박개인정보 유출 빌미로 플랫폼 주도권 확보 '신(新)보호주의' 의도 해석韓 정부 '과도한 조치' 비판 목소리…양국 외교적 문제 비화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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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LINE)'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당국의 퇴출 압박을 받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및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13년 동안 공들인 라인의 경영권이 위협받으면서 한·일 양국 간 '신(新)보호주의'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29일 일본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는 최근 네이버에 라인야후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의 주식 매각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라인야후는 네이버가 개발한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과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최대 포털 '야후'를 서비스하는 회사다. 라인 서비스는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한 이후 13년이 지난 지금 96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앞서 이 GIO는 지난 2021년 3월 일본 자회사 라인과 일본 Z홀딩스의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을 완료했다.당시 이 GIO는 손정의 소프트뱅크(Z홀딩스 모회사) 회장과 라인야후의 지분 65%를 보유하는 지주회사 A홀딩스도 출범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기로 했다. 즉 네이버와 일본의 소프트뱅크 각각 절반씩 라인야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GIO는 라인·야후재팬 통합을 계기로 지난 2001년과 2007년 두 차례 고배를 마셨던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의 꿈을 이루게 됐다. 향후 5년간 5000억엔(약 5조 3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및 일본에서 약 5000명의 AI 분야 엔지니어를 증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네이버 경영권에 비상이 걸렸다. 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라인 앱 이용자, 거래처, 네이버 직원 등의 개인 정보 51만건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및 사고 재발 방지책 등 두 차례에 걸친 행정지도를 지시하며 지분 정리 압박에 나섰다. 일본 정치권도 자민당 내에서 라인야후의 경영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총무성의 입장에 힘을 보탰다.일본 정부가 민간 기업인 라인을 압박하는 배경으로는 플랫폼 주도권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 속에서 국경간 경계가 없는 플랫폼 서비스가 ICT 미래 핵심 분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 세계 각국은 안보를 표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자국 플랫폼을 우선하겠다는 '신(新)보호주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다분하다.실제 미국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대한 강제 매각법의 입법을 마무리한 상태다. 유럽연합(EU)도 빅테크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디지털시장법(DMA)·디지털서비스법(DSA)을 가동했다. 일본 디지털시장 경쟁본부는 지난해 6월 모바일 생태계 경쟁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인앱결제 등을 사전규제하는 법률안 제정을 예고한 상태다.일본의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 위협 역시 자국 이익 우선주의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일본 정부가 네이버의 지분정리까지 요구한 것은 지나친 차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당 사안을 네이버 입장을 확인하고, 외교부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공유하며 대응 마련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전문가들도 일본이 자유시장주의 논리가 아닌 자국 이익 극대화 차원에서 대응하는 점을 지적한다. 정보를 악용한 적대국의 기업에나 적용할 법한 조치로 압박에 나서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라인에 대한 일본의 압박이 지속될 경우 양국 외교적 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해킹 사고에 대해 일본 정부가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보완조치나 벌금 등의 페널티가 아닌 지분정리까지 요구한 것은 지나친 압박"이라며 "시장경제와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며 산업협력을 해왔던 양국관계의 여정에도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