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FOMC서 미국채 월간 감축한도 축소=유동성 공급그간 풀었던 유동성 거둬들이는 양적긴축천천히 끈 조이며 속도조절 '테이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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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5.25~5.5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요.연준은 "최근 지표는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지속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용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실업률은 낮고, 인플레이션은 1년간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습니다.금리 인하에 돌입하는 대신 6월부터는 대차대조표 축소, 즉 양적긴축(QT)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미국 국채의 월간 감축 한도를 기존 6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줄이겠다고 한 것입니다.이는 연준이 미국 국채의 월간 감축 한도를 300억달러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던 시장의 기대를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시장의 예상보다 연준의 스탠스가 긴축 강화가 아닌 완화적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여기서 등장한 양적긴축이라는 용어가 있는데요,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양적완화(QE)부터 짚어보겠습니다.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사람들은 씀씀이를 줄이게 되죠.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기업가는 투자도 하지 않고, 창업을 위한 대출도 하지 않게 됩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는 상황이 되는 것인데요.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춰 대출 이자를 내립니다. 이런 역할은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연준이 금리를 낮춰도 경기가 좋아지지 않으면 시중에 있는 시중에 있는 국공채, 증권 같은 다양한 자산을 사들이며 현금을 시장에 풀어 돈이 계속 돌도록 하는데요. 돈 주머니를 풀어 꽉 막힌 경제를 뻥 뚫는 노력을 양적완화라고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경기가 위기를 맞자 연준은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에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 시중에 돈을 막대한 돈을 풀었습니다.이런 노력으로 실업률이 낮아지고 주가도 오르기 시작했죠. 하지만 양적완화를 끝도 없이 이어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정부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풀었던 돈을 다시 주머니에 거둬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고 정부 재정도 튼튼해지기 때문입니다.2022년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 엔데믹을 선포하면서 경제도 어느덧 회복세를 나타내자 연준도 그동안 풀었던 유동성을 빠르게 거둬들이기 시작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양적긴축입니다.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국공채를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의 유동성 흡수 정책인데요. 이를 통해 시장에 시중 국채 공급량을 보존할 수 있게 됩니다.이 양적완화와 양적긴축 정책 사이에 등장하는 용어가 테이퍼링(tapering)입니다. 양적긴축과 혼용돼 사용하기도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 방식입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연준이 사용하는 긴축 수단 중 하나인데요.경제 정책이 급격하게 움직인다면 시장의 충격이 클 수밖에 없기에 천천히 끈을 조이는 정책을 취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테이퍼링입니다.테이퍼링은 점점 가늘어진다는 뜻으로, 수도꼭지를 잠그면 물이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빠르지 않게, 연준이 채권을 사들이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죠.이것은 시중의 돈을 다시 주머니 안으로 거둬드리거나 금리를 올리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천천히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유동성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되지만 돈의 공급 속도가 점차로 줄어들면서 시장의 충격을 완화시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테이퍼링은 통화량의 공급 속도를 늦추는 수단이지, 통화량을 감소시키는 수단은 아닙니다.연준이 5월 FOMC에서 6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추겠다고 한 건 금리가 높은 가운데 유동성도 줄이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으니 속도를 조절하겠단 의미입니다. 결국 계획보다 시중에 좀 더 돈을 풀겠다는 것이자, 다른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