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서 처음 무인수상정 사용…공격 대상 불분명, 피해 없어미국 등 13개국 공동 경고에도 불응…정세 불안 장기화 우려
  • ▲ 후티 반군의 머스크 '항저우호'에 대한 공격 대응 작전에 나선 미군 해군 구축함 그레이블리호에서 헬기가 출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 후티 반군의 머스크 '항저우호'에 대한 공격 대응 작전에 나선 미군 해군 구축함 그레이블리호에서 헬기가 출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동맹국들의 '최후통첩'에도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또다시 홍해에서 무인수상정(USV)을 띄워 공격에 나섰다고 미 해군이 4일(현지시각) 밝혔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해군은 예멘 후티 장악 지역에서 출발한 USV가 홍해 선박 항로에서 폭발했다고 밝혔다. 인명 피해나 물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 해군의 중동 작전 책임자인 브래드 쿠퍼 미 해군 중부사령부(NAVCENT) 사령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상선과 미 해군 함정 등 이 지역에 있던 선박들로부터 몇 마일 안쪽으로 들어왔다"며 "우리 모두 폭발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공격 목표는 불분명하다고 쿠퍼 사령관은 덧붙였다.

    쿠퍼 사령관은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는 후티가 USV를 사용한 것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USV는 후티 반군이 수년간 보유한 주요 무기로, 폭발물을 탑재해 충격시 폭발하는 자살폭탄처럼 쓰이곤 한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미사일 전문가인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USV는 후티가 쓰는 핵심 무기 중 하나로,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연합군과의 전투 당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티의 USV는 예멘에서 조립되지만, 컴퓨터 유도 시스템 등 이란제 부품을 장착할 때가 많다"고 힌츠 연구원은 덧붙였다.

    쿠퍼 사령관은 지금까지 후티가 홍해 남부와 아덴만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한 것은 25차례라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12개 동맹국이 후티에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지 불과 몇시간 만에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 여파로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 공격 등을 이어가자 미국은 지난달 다국적 함대 연합을 꾸리고 대응 수위를 높여 왔다.

    쿠퍼 사령관은 이제까지 미 군함 등이 순항미사일 2기와 대함 탄도미사일 6기, 드론 11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주도 연합군이 홍해에서 후티 반군이 발사한 무인기와 미사일 19대를 한 달도 안 되는 동안 격추했지만 후티 반군의 공격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일방 공격 USV의 도입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호주, 바레인 등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이런 불법적인 공격의 즉각적인 중단과 불법 억류된 선박과 선원들의 석방을 촉구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 이 성명이 "최종 경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