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만 석유 반출로 호르무즈해협 봉쇄시 공급 타격홍해와 달리 우회로도 없어…"차질 장기화시 유가 2배 폭등"
  • ▲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 등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진행한 대규모 정례 합동 군사훈련(제14차 성스러운 예언자 합동훈련). 사진은 IRGC 공식 매체 세파흐뉴스(Sepahnews)가 공개한 훈련 장면. 200730 AP/뉴시스. ⓒ뉴시스
    ▲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해협 등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진행한 대규모 정례 합동 군사훈련(제14차 성스러운 예언자 합동훈련). 사진은 IRGC 공식 매체 세파흐뉴스(Sepahnews)가 공개한 훈련 장면. 200730 AP/뉴시스. ⓒ뉴시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충돌과 예멘 후티 반군발 홍해 긴장이 고조될 경우 석유의 중요한 반출로인 호르무즈해협에까지 영향을 미쳐 국제유가가 크게 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석유연구 책임자 댄 스트루이벤은 4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멘 후티 반군이 촉발한 긴장이 호르무즈해협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국제 원유가격이 두 배로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있는 호르무즈해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해상로다.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이 이 봉쇄를 뚫기 위해 반격에 나설 수는 있지만,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에도 항로 봉쇄는 불가피하다.

    스트루이벤 책임자는 "호르무즈해협이 한달간 차질을 빚으면 유가는 20% 오를 것이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결국 유가는 두 배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인 래피디언에너지의 설립자 밥 맥낼리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가 1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맥낼리는 이란이 개입할 경우 지금의 홍해 긴장보다 더 큰 타격이 에너지 시장에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홍해에는 아프리카 희망봉이라는 우회로가 있지만, 호르무즈해협에 차질이 생기면 차선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맥낼리는 "지정학적 사건으로 인한 석유공급 충격 위험이 최소 30%에 달했다"며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최소 12달러 프리미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현재 78달러에 머물고 있는 국제유가 기준 브렌트유가 9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소탕을 목적으로 가자지구 작전을 전개한 뒤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며 지역 내 안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와 정유사들이 수에즈운하 운항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를 택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무역 차질 및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다국적 안보구상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출범시켜 군함 등 자산을 홍해 남부로 보내 상업용 선박을 보호하고 있으나, 이란은 이에 대응해 홍해에 순항미사일 장착 호위함을 투입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