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장 기대치 하회에 2.35%↓엔비디아 강세 얻고 SK하이닉스 1% 상승HBM·온디바이스 등 'AI 반도체株' 유망 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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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의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좀처럼 '8만 전자'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AI 중심의 반도체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측하며 목표 주가를 상향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에 화답하는 분위기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장중 전거래일 대비 1.57% 오른 7만7700원을 기록했지만 차익매물 출회에 전일 대비 2.35% 하락한 7만47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전날에 비해 약 10조5078억원 줄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돈 4분기 실적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잠정)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0%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1% 줄어든 67조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는 당초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0조3601억원, 3조7441억원으로 추정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은 반도체 재고가 먼저 소진되며 환입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다"며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LSI)에서도 실적 회복이 더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1.03% 상승한 13만74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2.57% 오른 13만9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전일 뉴욕 증시에서 신고가를 경신한 엔비디아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CES 2024'에서 가정용 AI 칩을 공개하면서 전일 대비 6.4% 주가가 상승한 것은 물론 AMD(5.4%), 마이크론(1.8%)등 AI 관련주들의 동반 강세를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일시적인 하락세에도 증권가는 올해 반도체 업종이 국내 증시를 이끌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외에도 최근 온디바이스 AI,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AI 테마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서다. 현재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도 상반기 실적 개선 예측에 힘을 보탰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부문 적자 축소로 영업이익 일부 개선이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는 메모리 감산 축소에 따른 원가 효율화로 본격적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절해야 할 요인은 제한적이다"며 "스마트폰 수요가 촉진되며 메모리, 파운드리 실적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에도 증권가에서는 이들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각각 기존 9만원,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 10만원으로 높였다. 국내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가 10만원대로 책정한 것은 지난 2021년 초 이후 처음이다. NH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5만8000원에서 17만원으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