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전달보다 크게 상승테스라 등 글로벌 업체 생산 중단·배송 지연 이어져장기화 시 7000억불 수출 목표 달성 차질 우려도
  • ▲ 예멘 후티 반군의 헬리콥터가 지난달 홍해에서 나포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고 있는 모습. 후티 반군은 지난달 20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홍해ⓒ로이터 연합뉴스
    ▲ 예멘 후티 반군의 헬리콥터가 지난달 홍해에서 나포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고 있는 모습. 후티 반군은 지난달 20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홍해ⓒ로이터 연합뉴스
    홍해 무역로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나라의 수출 회복 희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정부는 새해 들어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로 출발하면서 올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하면서 홍해를 중심으로 글로벌 물류 리스크가 부각하고 있다.

    16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현재 2206.03으로 지난달 초(12월 1일 1010.81)보다 상승했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유럽과 미국 서해안을 오가는 화물 노선 운임을 나타내는 글로벌 물류 지표다.

    홍해에서 이집트 항로의 해상운임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상하이~유럽 항로 컨테이너 운임은 1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103달러로 지난달 1일(1TEU당 851달러)보다 3.6배 올랐다.

    운임 상승세는 홍해를 중심으로 한 수에즈 운하 피격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공영방송사 BBC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글로벌 컨테이너 공급 비중이 90%가 넘는 선사들이 홍해로 예정됐던 항로를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지나 우회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세계 무역량의 10~15%를 담당한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비중은 전체의 3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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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글로벌 업체들의 생산 중단과 배송 지연 등으로도 물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독일에 공장을 둔 테슬라는 홍해 사태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자 2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전기차 모델Y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연쇄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케아, 크록스 등 소비자 기업도 소비자들에게 배송 지연 가능성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해 리스크라는 변수가 장기화하면 정부의 올해 수출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10일 수출액은 154억39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1.2% 증가했다. 대(對)중국 수출도 2022년 5월(9.7%) 이후 20개월 만에 10.1% 상승하면서 올해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정부도 지난해 수출 실적(6326억9400만 달러) 보다 10% 증가한 7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홍해발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이 전반적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단기에 완화될 조짐이 없는 시점에서 홍해발 물류 리스크와 이에 따른 해상 운임 비용의 추가 상승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지난주 해운주의 급등세가 이미 전개됐으나 여전히 확대되는 해운 불확실성 속에 추가 상승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