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배 늦게 도착"현대차, 12월 EU 수출량 4000대 '뚝'현대글로비스 "홍해 때문에 열흘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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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해 물류 대란이 한국 수출 효자상품 자동차를 덮쳤다. 유럽으로 향하는 최단경로가 막히면서 배가 늦게 도착해 자동차 수천대가 제때 선적되지 못하고 있다.

    6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회사의 1월 수출은 226대로 전년 대비 97.1% 급감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1월에 당초 계획보다 약 3000대 정도가 선적되지 못 했다”며 “배가 (희망봉을) 돌아오느라 예상했던 시기보다 늦게 오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 수출 물류를 총괄하는 이선희 담당은 “이번 홍해 이슈로 인한 희망봉 우회 비용까지 추가되며 르노코리아와 협력업체들의 장기적인 수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에서도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홍해 사태에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현대차의 EU 수출은 7272대였다. 이는 전년 1만1249대보다 약 4000대, 35.3%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를 유럽으로 실어 나르는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25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홍해·수에즈 운하 통항 지연 등으로 인한 운항 변동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운송 기간이 평균적으로 열흘 정도 늘어났다”며 “계속 우회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기존에 계획했던 EU 수출물량의 열흘 치, 즉 한 달의 3분의 1치가 제때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12월 유럽 수출이 35% 넘게 감소한 데는 수요 부진보단 홍해 물류 대란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의 자동차 수요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의 EU 자동차 수출은 유럽의 친환경차 정책에 힘입어 오히려 늘어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의 12월 EU 수출 감소와 홍해 물류 대란의 연관성을 묻자 “상세하게 하나하나 확인을 해서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