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MB, 오레고보맙 임상 3상 중단 권고국내 바이오텍 역량 부족 인식 확대 우려?… "그렇지는 않을 것"나한익 대표 "전략방향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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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나리아바이오 제공
    카나리오바이오가 개발 중인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임상 2상 시험에서 뛰어난 효능을 보였던 것과 달리 미국 데이터 및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SMB)로부터 오레고보맙의 임상 3상 시험 중단 권고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DSMB는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시험을 지속하기 위한 P밸류(통계적 유의성)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오레고보맙의 임상시험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DSMB의 조치는 권고적 효력밖에 없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DSMB의 권고를 따를 수밖에 없다.

    오레고보맙은 지난 임상 2상 시험 결과 발표 때만 해도 여성 암 발병률 5위를 차지하는 난소암의 획기적인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난소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기존 표준치료법 30개월에서 42개월로 40%나 늘린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만 해도 DSMB로부터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계속 진행해도 된다는 권고를 받았는데 약 10개월만에 임상시험을 중단할 것을 권고받음으로써 카나리아바이오의 임상 개발 역량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완전히 뒤바뀐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오레고보맙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거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다른 국내 중소 바이오텍의 신약개발 역량에까지 의구심이 확산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나리아바이오가 바이오사업을 한 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카나리아바이오의 실패를 다른 국내 바이오텍의 신약개발 역량 부족으로 확대해석할 것은 아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카나리아바이오 내부에서도 DSMB의 임상 개발 중단 권고 조치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카나리오바이오는 오레고보맙 외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 ‘브라바렉스 MAB-AR20.5’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바렉스 MAB-AR20.5는 아직 임상 1상 시험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카나리아바이오 바이오사업의 핵심은 단연 오레고보맙이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오레고보맙 임상 2상 시험 결과에 FDA의 품목허가 기대감이 커지며 상용화를 준비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미국에서는 직접, 다른 지역에서는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오레고보맙을 유통할 계획을 세웠으며 대량 생산시설 확보 목적으로 지주사 카나리아바이오엠을 활용해 재생의료기업 셀론텍 지분을 100% 보유한 SC엔지니어링 지분 25%를 사들이기도 했다.

    나한익 카나리아바이오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큰 충격이고 받아드리기 어려운 심정으로 DSMB의 중단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임상 3상 시험을 지속하고 싶다”며 “전략방향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는데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논의를 거친 뒤 알려드리겠다”고 토로했다.

    오레고보맙이 그동안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게 되자 오레고보맙은 물론 카나리아바이오를 향한 시선도 차가워지고 있다.

    카나리오바이오 주가는 DSMB 권고 중단을 알리기 직전인 지난 16일 종가 5050원에서 22일 오전 11시30분 현재 1981원으로 60% 이상 빠졌다.

    오레고보맙은 캐나다 바이오텍 온코퀘스트가 1992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30년이 지나도록 개발을 성공하지 못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미국 제약사 유니더파마가 도입해 임상 개발을 하다 실패해 온코퀘스트에 다시 반환하기도 했고 온코퀘스트는 연구개발 자금 수혈에 어려움을 겪으며 연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러한 오레고보맙을 두올산업-오큐피바이오-두올물산을 거쳐 사료사업을 하던 현대사료(현 카나리아바이오)가 인수해 개발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실패한 약물을 인수한 카나리아바이오에 대해 주가부양용으로 바이오산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