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받는 자리 아니다""업무 준비 시간 등으로 활용"사장 연봉 20% 자진 반납 선언도
  • ▲ 이석희 SK온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장ⓒSK온
    ▲ 이석희 SK온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장ⓒSK온
    이석희 SK온 신임 대표가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31 SK온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종로구 SK온 관훈캠퍼스에서 취임 후 첫 임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 미국 금리 인상 랠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성장 속도 둔화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2024년은 ‘턴어라운드 원년’이라는 막중한 소명 속에 CEO와 임원이 사활을 걸고 위기 극복에 앞장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들에게는 오전 7시 출근을 권장했다. 이 대표는 “임원의 역할은 보고받는 것이 아니고 업무의 오너십을 구분하고 의사결정 하는 것”이라며 자유로운 토론과 조직 간 협업 강화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SK온 임원들은 조기 출근으로 확보한 아침 시간을 업무 계획 수립, 임원 간 소통, 자기 계발 기회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임원의 조기 출근이 산하 구성원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식 업무 시간 이전에는 보고를 받거나 회의를 소집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SK온이 전례 없는 빠른 성장을 이뤄왔으나 향후 중국 경쟁사의 거센 공세를 이겨내고 흑자 전환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며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기업공개(IPO)를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의 7시 출근 주문에 대다수 임원들이 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나, 준수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SK온 관계자는 "회사 구성원들 근무지가 상이하고, 종로타워(SK온 근무지)도 3개 층으뤄 나눠져 있는지라 오늘(31일) 임원들이 언제까지 출근했는지는 다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겸 공동대표는 7시 출근에 적용받지 않는다고 SK온은 부연했다.

    다만 이 대표가 반납하는 연봉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의 연봉 반납분 20%를 기부할 것인지, 아니면 흑자전환 후 이 대표가 다시 수령하는 것인지 등과 관련해 SK온은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SK그룹은 올해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이 이어지면서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자”며 ‘해현경장’(解弦更張) 자세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SK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임원들과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여하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 개최일을 월 1회 평일에서 격주 토요일로 변경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