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홍콩 유통 채널에 PB 상품 직수출… 편의점 업계 최초K-푸드 수출을 통한 협력업체 판로 확대 효과도수출 성과 기반으로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 세계에 알릴 것
  • ▲ 이태건 BGF리테일 글로벌 트레이딩팀 책임이 사옥 로고 앞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태건 BGF리테일 글로벌 트레이딩팀 책임이 사옥 로고 앞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일본이 라면 강국이지만, CU PB 제품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컵라면을 중점적으로 제안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BGF리테일 사옥에서 만난 이태건 글로벌 트레이딩팀 책임은 “라면에 이어 스낵류 등 다른 PB 제품의 직수출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CU는 최근 전문무역상사 지위를 가지고 편의점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PB 상품을 일본과 홍콩에 직수출하기로 결정했다.

    CU가 이번에 수출하는 곳은 일본 돈키호테와 홍콩 파크앤샵에 두 곳이다. 특히 일본의 돈키호테는 식료품부터 의약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할인 잡화점이다.

    이 책임이 속한 글로벌 트레이딩팀은 PB 제품 뿐만 아니라 CU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의 수입·수출을 관장하는 팀이다. 이 책임은 이곳에서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
  • ▲ 이 책임이 일본 돈키호테 직수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 책임이 일본 돈키호테 직수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CU와 돈키호테의 협업은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식품박람회(FOODEX 2023)가 계기였다. 푸덱스는 아시아 최대 국제 식음료 전시회 중 하나로, 지난해에는 전 세계 3500개사와 90개국의 8만5000여명이 모이기도 했다.

    이 책임은 “돈키호테측 인원과 박람회에서 만났는데 PB제품 직수출에 대한 양 사의 이해가 맞았고, 이후 각각 본사를 방문하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면을 좋아하는 양국의 교집합에 중점을 두고 라면을 집중적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책임은 돈키호테와의 첫 미팅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았다. 당시 이 책임은 다양한 제품을 샘플로 선보이기 위해 캐리어에 수많은 PB 제품들을 담아 일본으로 향했다. 그때 챙긴 샘플의 무게는 20㎏에 육박했다.

    그는 “그때가 7월이었는데, 캐리어를 들고 지하철로 이동하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면서 “돈키호테 입장에서는 한국 담당자가 책상 위에 수십종 샘플을 펼쳐놓으니 인상적일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첫 논의부터 수출까지 1년여간의 시간이 걸렸던 이유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종현 기자
    ▲ 첫 논의부터 수출까지 1년여간의 시간이 걸렸던 이유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종현 기자
    수많은 논의 끝에 첫 수출 제품으로 결정된 것은 ‘HEYROO 치즈맛 컵라면’이었다. 라면 외에도 스낵류 등 다양한 PB제품을 제안했지만, 면을 좋아하면서도 매운 음식을 먹기 어려워하는 일본 특유의 입맛을 공략하기에는 해당 제품이 최적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 과정도 쉽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성분함유에 대해 까다롭다보니 돈키호테-CU-제조업체간 의견을 조율하고 성분을 문의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다행히 제조업체의 경우 2015년부터 CU와 손잡고 다양한 PB 제품을 생산해왔던 곳이라 이 과정을 잘 넘길 수 있었다.

    HEYROO 치즈맛 컵라면은 4월부터 일본 저녁의 돈키호테 450여개 지점에서 판매된다. 첫 수출 물량은 3만여개로 향후 판매 동향에 따라 확대될 계획이다.
  • ▲ 일본·홍콩 첫 수출 성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PB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이종현 기자
    ▲ 일본·홍콩 첫 수출 성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PB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이종현 기자
    홍콩 역시 새롭게 직수출에 나선 국가다. 한 개 제품만을 수출하기로 결정한 일본과는 달리 CU는 수제맥주 6종과 하이볼 4종을 이달 말부터 판매하게 된다.

    제품이 판매되는 파크앤샵(ParkNShop)은 홍콩 최대 슈퍼마켓 브랜드로, 3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파크앤샵은 매장 내 한국 음료 코너를 별도로 구성할 정도로 한국 상품 도입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이 책임은 “홍콩 소비자들의 한국 맥주와 음료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이 때문에 맥주를 처음 제안했고, ‘한국의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주류’라고 하이볼도 재차 제안해 수출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 ▲ 이 책임이 'HEYROO 치즈맛 컵라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 책임이 'HEYROO 치즈맛 컵라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CU는 홍콩 역시 다음 제품 수출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주류와 어울리는 PB스낵 제품류 등에 대한 제안이 진행되고 있다.

    이 책임은 국내에서 꾸준히 선보이는 PB 제품을 다양한 나라로 수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경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10~20대 소비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라면·떡볶이 등 한 눈에 한국 음식임을 알아볼 수 있는 제품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는 목표다.

    이 책임은 “다른 제품들과 함께 PB제품의 수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미국 코스트코에 (PB제품이) 입점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