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나는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 의대증원 반발 거세… 의료공백 비상 개별·집단사직 동시다발적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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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을 두고 전국 곳곳에서 전공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추세라면 의료공백이 걷잡을 수 없게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원광대학교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126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다음 달 15일까지 수련한 뒤 16일부터 사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5병원으로 분류되는 서울아산병원 응급실 인턴도 지난 15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전공의들 역시 전원이 16일부로 사직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가천대 길병원 전공의들도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각 지역에서 거점병원 역할을 하며 중중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들이 속속 병원을 이탈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도 본인의 SNS를 통해 사직의사 밝혔다. 

    그는 "병원에서 근무했던 지난 3년은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고 불행한 시기였다. 의료 소송에 대한 두려움,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 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 등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하겠다"며 "오는 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전성모병원 소속 홍재우 인턴은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로 근무가 예정됐지만 지난 14일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아직 그의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았지만 병원으로 복귀할 의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증원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전국적으로 전공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 붕괴의 시기로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