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600만원+자사주 15주 퇴짜LG엔솔·한화큐셀, 트럭 시위"호의를 권리로 착각""개인별 생산성 따라 지급해야“
  • ▲ 지난해 12월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민주노총 금속노조 투쟁본부 발대식 및 투쟁선포식'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노동탄압 분쇄 문구가 적힌 막대풍선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 지난해 12월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민주노총 금속노조 투쟁본부 발대식 및 투쟁선포식'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노동탄압 분쇄 문구가 적힌 막대풍선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성과급 논란이 일고 있다. 기본급의 배에 달하는 성과급에도 직원들은 부족하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일반의 여론은 "그들만의 성과급 타령"이라며 싸늘하고 재계에선 이번 기회에 지금껏 이어져온 한국식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고 개인별 차등지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사측이 특별성과급으로 600만원·자사주 15주를 제시할 경우 이를 거부하고 “투쟁을 이어 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지급된 특별성과급 400만원·자사주 10주보다 대폭 인상되더라도 이를 거부하겠다는 것.

    이에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스텔란티스,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성과급은커녕 전기차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대량 해고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 이탈리아 토리노 공장 직원 2250명가량은 이달 1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임시 해고된 상태다. 포드는 전기차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수요 부진으로 오는 4월부터 해당 차종의 생산라인을 1교대로 축소할 예정이다. 이에 포드는 1400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은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기아 노조원들은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특별성과급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 한화큐셀 임직원들은 회사 건물 앞에 대형 전광판이 달린 ‘트럭’을 보내 성과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명 ‘트럭 시위’는 게임에 불만이 있는 유저들이 게임 회사 앞에 트럭을 주차하고 전광판을 통해 비판 문구를 내보내는 것에서 유래됐다. LG에너지솔루션, 한화큐셀처럼 고객이 아닌 임직원들이 스스로 트럭 시위를 벌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성과급 갈등을 빚고 있는 한 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호의를 권리로 착각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그는 “모든 제조업 기업들이 삼성전자 반도체처럼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은 누가 잘했던 한꺼번에 성과급을 주는데, 이제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개인 인센티브 지급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하고, 투명한 성과급제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에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세제혜택 보조금을 포함시켰지만, 성과급 기준에는 이를 포함시키지 않아 임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나마 기준을 임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지만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은 이조차도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임직원들에 따르면 회사는 성과목표치 및 성과급 지급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매해 통보하고 있다.

    신재용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직 성과급 위주의 획일적 보상을 탈피해야 한다”며 “개인 실적을 연계하고 기준은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