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가계부채비율 100.1%로 1위하락폭 1년새 4.4%p↓… 한은 "80%까지 낮춰야"기업부채는 '위험'… 비율 4위·증가속도 5위한은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 상승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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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감소폭은 두 번째로 커 고금리 지속의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3일 국제금융협회의 세계 부채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세계 33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 조사 결과 한국이 100.1%로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 국가들 중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도는 유일한 사례였다.

    이어 △홍콩(93.3%) △태국(91.6%) △영국(78.5%) △미국(72.8%) 등 순으로 수치가 높았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 하락폭은 4.4%포인트(p)로 영국(-4.6%p)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비율이 정점이었던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5.4%p나 낮아졌다.

    지난해 8월 이창용 한은 총재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가면 경제 성장이나 금융안정을 제약할 수 있는 만큼 현재 100% 이상인 이 비율을 점진적으로 80%까지 낮추는 게 목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초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2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371억 원으로 전월 말보다 7228억 원 늘었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하지만 월간 증가 폭은 1월(2조9049억 원)보다 크게 줄었고, 지난해 6월(6332억 원) 이후 8개월 만에 최소 수준이었다.

    기업부채는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비(非)금융기업부채 비율은 125.2%로 네 번째로 높았다. 한국을 웃도는 나라는 홍콩(258.0%)과 중국(166.5%), 싱가포르(130.6%) 뿐이다.

    우리나라 기업부채 비율은 1년 전인 2022년 4분기(121.0%)보다 4.2%p 더 올랐다. 러시아(8.4%p)·사우디아라비아(8.2%p)·중국(7.7%p)·인도(7.0%p)에 이어 5위 수준의 오름폭이다.

    한국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45.1%)은 22위로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229.9%)이었고, 싱가포르(173.1%)·미국(119.9%)·아르헨티나(91.1%)이 뒤를 이었다.

    한은도 지난해 12월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민간 신용 레버리지(차입)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