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셋째주 삼성전자, 현대차, KB·하나 등 금융지주 주총 예정밸류업 프로그램 발맞춰 다각적 주주환원정책 강조고려아연·금호석유화학 주총서 경영권 분쟁 표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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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내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과 주요 금융지주 등 굵직한 기업들이 정기 주총을 앞두고 있다. 이번 주총 관전 포인트는 주주환원 정책과 경영권 분쟁 등으로 요약된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18~22일(3월 셋째주) 12월 결산 상장사 2614곳 중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371곳이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코스피 202곳, 코스닥 164곳, 코넥스 5곳 등이 주총을 앞뒀다. 

    삼성전자의 주총일은 오는 20일이다.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카드 등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 주총도 같은 날 진행되며,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증권의 주총은 21일 개최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건설은 21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20일 주총을 연다. 

    고려아연은 19일, 대한항공, LG유플러스, LG이노텍, 롯데정밀화학 등은 21일, KB·우리·하나·메리츠 등 주요 금융지주사와 금호석유화학 등은 22일 주총을 연다.

    ◆앞다퉈 '밸류업'…주주환원책 어디까지

    올해 주총 시즌 최대 관전 포인트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 주요 상장사들이 자사주 취득과 소각 계획 등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일반주주의 권익을 향상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주총은 최근 다각적으로 이뤄지는 거버넌스 개선 노력에 대한 일반 주주들의 평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의 보수한도를 축소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또한 올해부터 3년간 나오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현대차는 주주환원책에 따라 지난해 결산배당을 전년도에 비해 40% 증가한 주당 8400원 규모로 책정했다. 또한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25% 이상을 유지할 계획이며, 연 4회 분기배당과 이미 보유한 자사주 3년간 발행주식수 1%씩 소각하기로 했다.

    만년 저평가 꼬리표가 붙었던 금융지주들도 내주 주총에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530원의 현금배당과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했다. 하나금융은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고, 올해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64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또한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1.2%를 매입하고, 이 지분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연결 기준 손익 50%를 초과한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밝힌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서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의할 예정이다.

    ◆오너家 '격돌'…경영권 둘러싼 표싸움 예고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도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다.

    우선 75년간 협력을 이어온 고려아연과 영풍은 오는 19일 고려아연 주총에서 표 대결을 예고한 상태다.

    고려아연이 지난달 이사회에서 1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 승인과 신주인수권 및 일반 공모 증자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을 주총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영풍은 이에 반대하며 치열한 장외 설전을 펼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우호 지분 포함 지분율 33.2%)과 장형진 영풍 고문(지분율 32.0%) 사이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양측은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2일 주총이 예정된 금호석유화학도 박찬구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간 경영권 분쟁이 예고된 상태다.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 소각하는 안 등을 주주제안으로 제시했다.

    주주환원책 강화로 보이지만 시장에선 이를 박 회장 측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고,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 목적으로 추가 취득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입장차를 보였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 12일 회사 측 손을 들어줬는데, 차파트너스는 즉각 반발하며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주주총회 시즌은 역대급 주주환원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율 목표와 방법론을 제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단계적 확대와 기업, 자본시장의 노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연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