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대거 순손실…브로커리지·DCM 실적 개선에 회복세증권株 상승도 기대…실적 개선·파격 주주환원책 노력 이어져PF 리스크 상존…옥석 가리기 필요
  •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던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증시가 활성화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확대되고, 그간 실적을 발목 잡았던 투자은행(IB) 부문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 상장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키움증권·삼성증권)의 연결기준 합산 당기순이익은 8204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1조2683억 원) 대비 35%가량 줄어든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 및 충당금 비용 반영 등으로 NH투자증권을 제외한 4개사가 4분기(291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실적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실적 반등의 배경으론 브로커리지 부문이 지목된다. 지난 1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로 1분기 증시자금이 유입이 급증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양호한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밸류업 발표 전만 해도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49조 원대로 내려갔던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지난 3일 기준 57조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426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16조5000억 원)과 비교해 29% 넘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5개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지난 4분기 대비 24% 증가할 것이라는 게 KB증권 분석이다. 

    IB 부문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발행시장(DCM)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 두산로보틱스, 에코머티리얼즈 등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있었던 지난 4분기 대비 규모는 줄어 주식자본시장(ECM) 실적은 감소하겠지만 대신 채권 발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분석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IB부문 중 부동산PF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전통IB 부문은 양호한 흐름"이라며 "DCM은 연내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반채,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등 모든 부문에서 발행이 늘어 전분기보다 76.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주주환원에 증권株 주목…PF 리스크 옥석 가려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주의 상승도 기대된다. 특히 기업 밸류업 정책에 발맞춰 증권사 자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증권주 전망의 강세를 점치는 배경이다.

    키움증권은 3년간 기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2025년까지 주주환원률 30% 이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향후 3년간 조정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의 35% 이상을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공시했다.

    최근 배당락일을 맞아 주춤하긴 했지만 파격적인 배당 정책에 힘입어 증권주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월 25일부터 지난 4일까지 키움증권은 31.75%, 미래에셋증권은 16.49%, NH투자증권은 15.52% 상승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뿐만 아니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비롯해 정부의 증시 활성화 노력에 힘 입은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며 "증시 시가총액 상승과 더불어 회전율 개선은 중장기 거래대금 확대를 기대하게끔 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PF 리스크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는 1분기 실적에 대한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는 증권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