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직 예고 당일 '잠잠' … 단계적 여파로 확산할 듯실제 사직서 제출 800명 수준 예측 … 구체적 파악 불가능 의협, 박민수 차관 사퇴 요구 … 교수들 '번 아웃' 해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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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규모의 대형병원들이 주 1회 셧다운을 결정했고 의대 교수 사직까지 맞물려 K의료는 낭떠러지 앞에 놓였다.  

    25일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30일 외래와 수술을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에도 매주 하루 휴진을 결정했다. 연세의대 교수들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 수련병원에 소속됐다. 
     
    이로써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모두가 주 1회 셧다운 방침을 세웠다. 빅5로 확장하면 서울성모병원도 포함되는데, 이곳 역시 오는 26일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이 예고됐으며 타 대형병원과 동일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전임, 임상, 진료교수 과반수가 지난달 25일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4월 25일 이후 사직 실행 효력이 발생한다"면서 "정신적·신체적 부담과 스트레스 등 한계에 도달한 만큼 환자의 안전진료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타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셧다운 결정 역시 대동소이하다. 전공의 부재 탓에 과중된 업무를 버티기 힘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는 생사의 영역에 있는 환자의 공포감과 맞물려 있다. 셧다운을 결정한 것은 전국에서 몰려드는 중증 환자의 무기한 대기와 입원 거부를 의미한다. 

    이날부로 교수 사직이 예고됐는데 아직 특별한 움직임을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각 의대별로 사직서 제출 일정이 달라 단계적으로 교수 이탈이 현실로 드러날 예정이다. 

    내달이 되면 본격적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며, 이 경우 셧다운과 동시에 의료공백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는다. 

    구체적인 사직 교수명단이나 현황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일각에서 한 달간 대학 총장과 병원장에 실제 사직서를 낸 교수가 전체의 7% 상당인 800여 명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만약 의사인력이 부족한 필수의료, 희귀 분야 교수들이 포함됐다면 환자 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 임현택 차기 의협회장 "교수들 휴식 필요 … 박민수 차관 자진 사퇴"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의대 교수들의 건강은 심각한 우려 상황"이라며 "주 52시간 준수와 초과 근무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경우 휴진일을 반드시 지정하고 당직 등으로 연속 근무가 있을 경우 절대적 휴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행기 조종사가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고 비행을 해야 승객의 안전이 담보되듯 의사의 과로로 인한 건강 악화는 환자들의 안전과 진료환경에도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된다는 것을 국민들도 알아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문제의 원인을 박민수 복지부 차관을 탓으로 돌렸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임 차기 회장은 "전날 박 차관은 의대 교수의 사직 이행을 무책임하다고 발언했다"면서 "일방적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발표로 자행된 이 모든 파국에 대해 박 차관이 즉각 자진 사퇴하는 것이 그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실질적으로는 의료개악인 허울뿐인 복지부판 '의료개혁'을 버티고 있는 것이야말로 무책임한 아집이자 권력욕의 민낯"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