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코넥스, 4월 거래대금 전월 대비 11% 뚝중동 리스크·밸류업 기대감 위축에 투자자 이탈 가속화실적 발표·밸류업 가이드라인 등 5월 중요 이벤트 포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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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발(發) 위기와 삼중고(고금리·고유가·고환율) 국면에 이달 국내 증시가 활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악재는 물론 4·10 총선 후 밸류업 기대감도 한풀 꺾이면서 투심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일~26일)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조2496억 원으로 한 달 전(22조7428억 원) 대비 11% 줄어들었다. 1년 전 같은 기간(26조4989억 원)과 비교하면 23%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의 거래대금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의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748억 원으로 지난달 11조1924억 원 보다 19% 감소했다. 평균 10조 원 안팎에서 움직인 거래대금은 지난 22일 이후 8조 원대 머무르기도 했다. 총선 다음 날인 11일에는 6조6167억원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월 11조5476억 원에서 이달 들어 3% 감소한 11조17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도주들의 선방에도 환율과 금리 상승 등 대외 악재가 이어지면서거래대금이 8조9879억 원까지 위축되기도 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거래 시간보다 폐장 중에 일어나는 일이 더 중요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하루마다 일희일비하며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장세에 변동성은 높고 투자자의 피로도는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이상준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였던 중동 리스크가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지수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총선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 밸류업 관련주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제 혜택 언급으로 반등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증시 하락을 야기했던 각종 악재들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5월 증시는 비교적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이번 FOMC에서 금리가 동결(5.25~5.5%)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주요 상장사들이 시장 눈높이보다 상회하는 실적을 거둔 점도 어닝 모멘텀(주가 상승 재료)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39개 기업 중 74.4%가 예상보다 높았다. 상대적으로 실적 눈높이가 낮았던 에너지·화학·건설·조선·상사 업종 중심으로 호실적이 이어졌다. 기업들의 호실적은 그만큼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기도 하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코스피는 고점에서 저점까지 6.1% 하락했는데 2009년 이후 코스피가 증익 사이클일 때 월간으로 7% 이상 하락한 적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코스피200 종목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강화되는 반면 쇼크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으로 인해 어닝 모멘텀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5월 2일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밸류업 2차 세미나' 결과도 증시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흔들림 없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방향성 투자가 유효하다"면서도 "관건은 시장의 기대와 현실 간의 간극으로 높은 기대치가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단기 급등 이후 과열·매물 소화 국면 진입 가능성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만한 중요한 이벤트이 다수 포진해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지수의 하방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보는데 FOMC가 이전보다 매파적일 것이라는 점이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고 국내 실적 시즌이 상당히 괜찮게 흘러가고 있어 이번 주를 지나면서 코스피는 다시 2700선 회복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