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리스크, 고환율·고물가·고금리 악재 겹겹코스피·코스닥 물론 나스닥·S&P 500도 일제히↓美 엔비디아·SMCI 등 기술주 중심 매도세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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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발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10%나 빠지는 등 증시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속에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우려로 인한 불안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는 2591.86으로 전주보다 89.96포인트(P·-3.35%) 내려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15~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410억원의 주식과 2조9395억원어치의 코스피200 선물을 순매도하며 낙폭을 주도했다.

    업종별로 반도체주가 포함된 전기전자(-6.00%)를 비롯해 기계(-4.96%), 의약품(-2.94%), 화학(-2.84%), 보험(-2.70%), 의료정밀(-2.40%), 금융(-2.27%), 종이목재(-2.24%), 증권(-1.89%) 등 대다수가 내렸다.

    지난주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서 시작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미국 소매판매 및 고용 호조의 영향으로 증폭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된 탓에 리스크오프(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증시가 급전직하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미국의 대형 기술주도 흔들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에 빅테크주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나스닥지수가 2% 이상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빅테크 선도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무려 10%나 빠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4.12%)를 끌어내렸다. 엔비디아 급락에 SMCI(-23.14%), AMD(-5.44%), 마이크론테크놀로지(-4.61%), ASML(-3.32%) 등 관련주의 충격도 컸다.

    이번 주 증시도 중동발 위기는 물론 고환율과 금리인하 전망 후퇴라는 악재가 여전해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동의 긴장과 미국 금리인하 전망 후퇴는 강달러를 유발하고, 이로 인한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18일·현지시각)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시장에 긴장감을 더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개월 만에 다시 4.6%대로 올라섰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를 넘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인덱스 역시 106을 넘어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일 재무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 리스크 완화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달러의 상방 위험이 이미 상당히 반영돼 있긴 하지만 신흥국 환 리스크가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은 상태”라며 “때문에 방어적 포지션을 유지한 상태로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복합적인 악재에도 코스피의 단기 낙폭이 크고, 2600 수준에서 지지를 받은 만큼 반등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재보복 역시 이후 상황이 관리되는 모습을 보아 당장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불안심리가 정점을 통과했다”며 “금주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한 데 따른 정상화 국면이 예상된다. 채권금리, 달러화 안정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