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통제센터·객실훈련센터 등 운항 핵심시설 공개전면 리모델링 후 언론에 첫 선직원 80% 안전 관련 직무… “가장 안전한 항공사될 것”
  • ▲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OCC). ⓒ대한항공
    ▲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OCC). ⓒ대한항공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대한항공의 최우선 가치다. 안전문화를 재무장하고 재구축해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항공사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겠다.”

    대한항공은 23일 서울 강서구 본사 종합통제센터(OCC)와 정비 격납고, 객실훈련센터, 항공의료센터 등 안전 운항을 위한 핵심 시설을 언론에 공개했다.

    특히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최첨단 설비를 갖춘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와 항공의료센터의 모습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안전정책을 수립하는 항공안전전략실, 항공기 점검과 수리 등 정비가 이뤄지는 격납고와 승무원을 훈련하는 객실훈련센터 등 안전 운항을 위한 핵심 시설도 소개했다.

    ◇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 ‘종합통제센터’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Operations&Customer Center·OCC)는 330평 공간에 11개 부서 전문가 총 24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근무한다. 3교대로 운영되는 이 곳은 24시간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로 불린다. 대한항공은 리모델링을 통해 지난해 12월 최신식 설비를 갖춘 OCC의 문을 새로 열었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기준 ▲여객기 138대 ▲화물기 23대 등 총 161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총 39개국, 110개 도시에 취항한다. 하루 평균 항공기 400여 편을 운항하는데, 이 항공기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OCC의 역할이다.

    OCC에 들어가니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운데 있는 가장 큰 화면에는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나타내고 있었다.

    가장 왼편에는 실시간 방송 뉴스 화면이 띄워져 있어 테러, 재난, 자연재해 등 세계 주요 이슈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스크린을 통해 김포·인천국제공항의 지상 트래픽과 램프 운영 현황도 24시간 모니터링 가능했다. OCC에는 운항 중인 항공기와 직통으로 연결되는 전화기가 설치돼 있다. 비정상 상황 시 이 전화기를 통해 운항승무원에게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OCC에는 안전 관련 운항관리센터(FCC), 정비지원센터(MCC), 탑재관리센터(LCC)와 고객서비스 관련 네트워크운영센터(NOC) 등 총 4개의 센터가 모여 있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정비지원센터가 OCC에 합류하면서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 대한항공 정비격납고. ⓒ대한항공
    ▲ 대한항공 정비격납고. ⓒ대한항공
    ◇ 빈틈없는 항공기 정비 이뤄지는 ‘격납고’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는 항공기 정비 규모와 능력 면에서 글로벌 수준을 자랑했다. 정비 인력만 약 3100명이며 인천과 김포·부천, 부산에 총 5곳의 정비 격납고와 엔진·부품 정비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최신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간단한 정비 작업부터 복잡한 종합 정비까지 가능하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김포 격납고는 대한항공 본사 중심부에 위치해있었다. 길이 180m, 폭 90m의 초대형 시설로, 축구장 2개를 합친 규모다. 높이는 25m로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한다.

    이곳에는 대형기 2대와 중·소형기 1대 등 항공기 3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격납고에서는 항공기 기체와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정비 작업을 24시간 수행한다. 

    대한항공은 통상적인 정비 외에도 ▲비행 시간·이착륙 횟수별 항공기 엔진·부품 검사와 부품 교환 ▲항공기·엔진·부품 전체에 대한 종합 점검 등 체계적인 항공 MRO를 수행하고 있다.

    2015년에는 OCC와 긴밀히 협조하기 위해 전담 조직인 정비지원센터를 개설했다. OCC에서 항공기 상태를 24시간 감시하고 정비 기술을 지원하는 한편 비정상 상황 발생 시 타 부문과 실시간으로 협조하며 안전 운항에 기여하고 있다.
  • ▲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직원들이 불법행해행위 제압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직원들이 불법행해행위 제압 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 기내 안전 책임지는 객실승무원 양성소 ‘객실훈련센터’

    대한항공 본사 건물 옆에 위치한 객실훈련센터는 지하 2층, 지상 2층의 연면적 7695㎡ 규모로, 실제 상황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보잉 747 등 항공기 동체 일부와 똑같은 모형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로 25m, 세로 50m 크기의 대형 수영장도 운영한다. 이곳에서 신입 객실승무원과 재직 중인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내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 훈련을 실시한다.

    연간 1회씩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 훈련을 진행하며 상황에 따라 수시로 훈련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과 고품격 서비스를 수행하는 객실승무원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객실훈련센터는 항공기 도어(Door) 작동 실습실, 비상장비 실습실, 응급처치 실습실, 비상사태 대응 훈련 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은 항공기 기종별로 다른 도어 작동법을 정기적으로 훈련받는다. 또 환자 승객 발생 시 사용하는 의료 장비와 화재 진압 장비, 비상 탈출 장비를 점검하고 사용하는 방법도 익힌다.

    항공기가 바다나 강에 내릴 경우를 대비한 비상 착수 훈련도 이곳에서 진행한다. 이 훈련은 객실훈련센터 수영장에서 실제 상황처럼 이뤄진다. 이날 객실훈련센터에서는 구명조끼를 착용한 뒤 아파트 2층 높이에서 비상 탈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와 구명보트에 탑승, 구조 요청을 하는 일련의 훈련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아울러 기내 난동과 같은 불법 방해 행위에 대처하는 훈련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승무원의 구두 경고나 경고장 제시에 불응하며 계속해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이 있을 경우 기내에 탑재되는 보안 장비를 사용해 신속히 제압하는 훈련이다. 객실승무원은 불법 방해 행위가 발생하면 사법경찰관 지위를 법적으로 부여받아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당사 직원 2만 명 중 80%가 안전과 관련된 직원들”이라며 “의료센터의 의료진을 비롯해 대부분의 안전 관련 시설을 외부 운영에 맡기는 것이 아닌 직접 고용하는 것은 비용은 더 들더라도 안전 운항을 위한 회사의 의지라고 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