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공모구조 개선해 내년 초 상장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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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욕적으로 IPO(기업공개) 재도전에 나섰던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상장 도전 고배는 지난 2022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18일 “상장 과정에서 투자설명회와 간담회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케이뱅크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를 확인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장 과정에서 받은 기관투자자의 의견과 수요예측 반응을 토대로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 후 올 초 IPO를 선언,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다.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상단 기준 총 공모액이 9840억원,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에 달해 올해 IPO 시장 최대어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했다. 

    케이뱅크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9500~1만2000원으로 제시했으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다수 기관투자자들은 하단 가격인 9500원 또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주문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비교(피어)기업인 카카오뱅크 대비 수익성이 낮음에도 공모 규모가 크고 공모 물량 절반이 구주 매출로 이뤄져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케이뱅크의 업비트 단일 예금 비중이 높다며 투자자 보호와 건전성 관리 지적이 쏟아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정무위 국감에서 한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업비트 단일 예금 비중을)계속 꾸준히 줄이려고 권유 지도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는 2021년 말 업비트 예치금 비중이 53%에 달했지만, 올해 6월말 기준 17% 수준까지 현저히 내려왔다고 밝혔다. 또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MMF)와 국공채 등 안정적인 운영처에 한정해 운영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예치금 관리기관으로 지난 2020년부터 실명확인과 펌뱅킹 서비스를 제공중으로 오는 2025년 10월 계약종료가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예치금 관리 계약이 끝나고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뱅크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