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앞다퉈 쇄신 인사 추진임원 20~30% 축소 → 희망퇴직 → 구조조정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11월 채비불확실성 덜고 '2025년 체제' 조기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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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재계에 예년보다 이른 겨울이 찾아왔다.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을 중심으로 정기 인사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1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긴축 경영기조를 재확인하고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사업 부진으로 대표(CEO)가 교체된 SK에코플랜트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감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임원 인사를 단행한 SK에코플랜트는 임원 17명을 용퇴시키고 2명만 새로 임명하면서 15명의 임원을 줄였다.다음달 합병이 마무리되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에서도 조직 슬림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알짜수익을 내던 SK E&S가 사내독립기업 개념으로 남게되는 만큼 전반적인 인원감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임원 중 20~30%가 감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삼성전자도 통상 12월에 실시하던 임원 인사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사업부 수장들이 3~4년 자리를 지킨 만큼 이번에는 일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애플이 턱밑까지 추격한 스마트폰 시장과 TSMC, 퀄컴 등에 협공당하는 반도체 부문 등 어느 사업부 하나 화창한 전망이 없는 것도 문제다.지난 5월 DS부문장으로 복귀한 전영현 부회장은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직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고 밝혔다. DS부문에는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이 있는데 이들 모두 3~4년간 임기를 지냈다.일각에서는 내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이나 12월 6일 반도체 진출 50주년을 기점으로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한화그룹은 지난달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이달 마무리했다. 이들의 인사 일자는 10월 1일인데 12월 회계결산을 하는 국내 기업에서는 좀처럼 없는 일이다. 그만큼 내년 사업 구상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세 승계 구도를 꾸린 한화그룹은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LG와 롯데그룹 정기인사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이달 말 시작하는 계열사 사업 보고회를 소화한 뒤 내달 말 쯤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도 11월 정기인사가 유력하다.일부 기업들은 조기 임원 인사 이후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가능성도 나온다. SK그룹은 SK키파운드리와 SK넥실리스 등 일부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을 받았고,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도 직원감축에 나섰다.재계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들의 최근의 경영 환경을 불안정하다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연말연초 어수선한 분위기를 없애고 미리 2025년을 준비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