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에 국내외 채권시장 경계감 확대당선 영향 선반영된 금리 수준…美10년물 기준 4.5%선 분할매수 유효한국채 발행 내년 급증 예상…2분기부터 채권 비중 확대 추천"변동성 확대 가능 국면…장기물보단 단기물·국내보단 美 투자" 조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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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이후 '레드 스윕'이 현실화되면서 국내외 채권시장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리 수준에 트럼프 당선 영향이 대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미국채 투자에 나설 적기로 보고 있다. 내년 국채 발행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한국채는 내년 2분기부터 비중 확대가 추천된다.◆공화당 싹쓸이 '레드 스윕'에 채권시장 혼란이달 5일(현지시각) 미국 47대 대선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이후 공화당이 상·하원 의회까지 모두 장악하면서 '붉은색(red)'과 '싹쓸이'라는 뜻의 '스윕(sweep)'을 합친 '레드 스윕'이 현실화됐다.백악관은 물론 의회까지 공화당이 휩쓴 가운데 감세와 관세 인상을 포함한 트럼프 정책 추진이 한층 탄력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대체로 금융시장은 미국의 더 높은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더 큰 규모의 재정적자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채권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재정지출 확대와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를 예상하며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트럼프 정책 변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0일(현지시각) 기준 4.4%선을 웃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3%에 거래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에 따라 달러화는 연일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반면 국내에서는 트럼프 당선 여파로 국내 주식, 채권, 원화 가격이 모두 하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정경선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 팀장은 "트럼프 집권 시 감세 정책하에서 재정을 운영하기 위해선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 자금 조달을 위해서 국채 발행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재정 정책 확대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자가 주장하는 관세 부과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이는 금리 상승, 채권 가격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美채권 투자 적기…"10년물 4.5% 수준 매수, 이미 보유자라면 홀딩"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미국 국채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연초만 해도 미 국채 3개월물은 5.35%, 2년물은 4.25%, 10년물은 3.89%였지만 지난 20일(현지시각) 기준 각각 4.52%, 4.30%, 4.40%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단기물 금리는 크게 하락한 반면 2년물 및 10년물 금리는 연초 대비 10~50bp 이상 높다.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 4.5% 안팎 수준은 중장기 투자목적으로 분할 매수로 접근하기 좋은 레벨이라는 평가다.김지만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0년물 이상 장기채는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 정도가 훨씬 크지만 기준금리 대비 역전 폭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면서 "점차 수익률 곡선이 스티프닝(Steepening·가팔라짐)될 것이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김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10년물 기준 4.5% 또는 그 이상에서 매수하면 1년 내로 3.8% 수준 매도로 10%이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금리가 하락하는 경우 4.3% 이상에서 사면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이미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고 다른 자산에서 대안을 찾는 게 아니라면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조언도 나온다.김 수석연구위원은 "2개월 전 미국 10년물이 3.6%까지 하락한 바 있다"면서 "만일 그 부근에서 비싸게 산 경우라면 다시 3.6%까지 하락하는 건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韓국채, 내년 2분기부터 추천…"보수적 대응 필요"한국 채권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자체가 훼손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여전히 부진한 내수와 악화하는 수출 여건 등으로 어려운 한국 펀더멘탈에 보다 더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리는 부진한 경기, 걱정을 상당부분 덜어낸 물가 등을 보면 미국처럼 반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그러나 금융안정에 집중하는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통화정책발(發) 호재는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꾸준하되 더딘 금리 하락 속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삼성증권은 내년 국고채 3년물은 2.50~3.10%, 국고채 10년물 2.70~3.2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김지만 연구원은 "국내 재료로 한정하면 추가로 금리가 상승할 여지는 제한적"이라면서 "국고채 10년물 3.1% 부근 혹은 적어도 3.0% 이상에서 사서 내년 2.7~2.8% 부근에서 파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내년 국고채 발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채 투자 시기는 내년 2분기 정도가 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는 201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06년 이후 상반기 발행 비중인 55%를 적용할 때 내년 상반기 발행 규모는 110조5500억원일 것이란 게 KB증권의 관측이다.임재균 KB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내년 국채 발행이 상당부분 증가할 것"이라면서 "연말로 갈수록 세계국채지수(WGBI)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과 선제적으로 유입될 액티브 자금을 기대해 내년 2분기부터는 채권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일각에선 변동성 확대가 가능한 국면인 만큼 국채 투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보단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변동성이 큰 장기물보단 단기물 중심의, 국내보단 미국채 투자가 적합하다는 조언이다.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향후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실제로 집행되는 정책 양상에 따라 대응 전략을 취하는 게 적절하다"며 "관세 정책이 강경하게 집행될 경우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집행 과정을 확인한 후 금리 인하 기대가 재차 확대되는 구간에서 국내외 모두 단기채 중심 투자가 적절하다"고 말했다.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채권 시장 전반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장기 채권 보다는 단기 채권을 통해 현재의 높은 금리를 누리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면서 "국내·미국 채권 투자를 놓고 볼 때 트럼프 정부에서 달러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 채권 매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