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사업 21년 현대트랜시스… 첫 프레스투어자율주행시대, 시트의 중요성 갈수록 커져슬레드·복합환경진동 시험 등 180가지 테스트
  • ▲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 ⓒ박소정 기자
    ▲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 ⓒ박소정 기자
    자동차에서 사용자와 접점이 가장 많은 부품은 시트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량, 목적기반 차량(PBV),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발전하는 모빌리티 변화 추세에 따라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서 차량 내 실내 공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경기도 동탄에 위치한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를 방문해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현재를 경험했다.

    현대트랜시스는 2004년 자동차 시트사업을 시작한 이래 ▲공간혁신 ▲안락함 ▲승객 안전 ▲친환경 등 4대 고객가치를 설정하고 메커니즘, 전장/소프트웨어, 기능부품, 소재 등 시트 전 영역에 대한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동탄 연구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트 전문 연구센터로, 500여 명의 연구 개발 인력을 보유했다. 국내 최대 규모(대지 45,705m², 연면적 27,031m²)의 자동차 시트 전문 연구소다. 

    제네시스 G90·G80, 그랜저, K9 등 최고급 세단은 물론, EV9, 아이오닉6, 코나EV 등 국산 자동차 뿐만 아니라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 리비안 픽업트럭(R1T), SUV(R1S), 루시드 에어 등 국내외 전기차 시트를 제작하며 전동화 시대 시트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이날 프레스투어에 앞서 "자율주행으로 가는 시대에서 자동차는 '나의 이동하는 작은 집'이 될 만큼 생활공간으로 사용자의 공간 활용성이 중요해지는 시대"라며 시트 사업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어 "친환경 소재 개발, UAM 등 미래 산업과 기술 그리고 승객 안전을 위한 개발과 시험을 지속 발전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포비아(Forvia, 프랑스), 리어(Lear, 미국), 애디언트(Adient, 미국), 토요타방직 (Toyota Boshoku, 일본)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
  • ▲ HTVM ⓒ현대트랜시스
    ▲ HTVM ⓒ현대트랜시스
    이날 프레스투어에서는 UAM 등 선행연구와 지난 CES 2024에서 기아가 공개한 목적기반차량(PBV) 'PV5', 자율주행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 시트 개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생활 공간으로서 다양한 콘셉트를 제공하는 시트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CES 2024에서 기아가 공개한 목적기반차량(PBV) 'PV5'가 전시돼 기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현대트랜시스가 개발에 참여한 PV5 시트에는 사용자의 공간 편의성 극대화 및 부피 최소화를 위해 시트 등받이가 쿠션과 연동하여 앞뒤로 전환되는 '플립 기능'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플립 기능으로 고객이 원하는대로 앞 뒤 좌석을 이동할 수 있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상용화되면 카니발, 봉고 등 구분 없이 사업자가 원하는 대로 차량호출, 배달, 유틸리티 등 사용 목적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PV5는 또 등받이와 쿠션을 직각으로도 세울 수도 있다. 롱 슬라이딩 기능을 넣어 적재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SDV기반 시트, 자율주행·PBV 모듈러 시트, 자체 개발한 지속가능한 시트 소재 등 차세대 모빌리티의 혁신적인 시트 제품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HTVM 24 차세대 모빌리티는 현대트랜시스의 비전을 담은 토탈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이다.

    이동 수단을 넘어 자율주행 환경에서 공간 활용 가변형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운전자가 없는 것을 가정했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높았다.

    미래 모빌리티 공간을 다양한 UX시나리오를 통해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고령자 시대를 겨냥한 교통약자 기립보조 기능은 팔걸이와 시트 엉덩이 부분이 올라오면서 사용자가 기립하기 쉽게 만들어줬다. 

    또 승객 생체신호 모니터링을 기반한 웰니스 서포트 기능을 통해 승객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이에 맞는 승객 편의를 위한 기능까지 스스로 지원한다. 
  • ▲ 슬레드 시험ⓒ현대트랜시스
    ▲ 슬레드 시험ⓒ현대트랜시스
    현대트랜시스는 가장 중요한 안전성을 평가하는 슬레드(SLED) 시험을 비롯해 180가지가 넘는 시험을 통해 최고 품질의 시트를 개발하고 있다. 

    홍보관에서 이동해 안전시험동에 들어서자, 시험실 유리창 너머로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시끄러운 모터 소리가 들려왔다. 

    슬레드 시험은 더미(차량 충돌시험에 쓰이는 인체모형)를 앉히고 충돌시험을 진행한다.

    더미는 여성용, 아이용, 일반체형용, 북미 체형용 등 다양한 사이즈가 있었다. 약 80km의 속도로 차량이 충돌한다고 가정할 경우 차량 내부의 탑승객이 전달받는 속도가 약 40km가 된다.

    현대트랜시스는 시트에 가해지는 충격과 인체에 미치는 상해를 대해 분석해 탑승자의 안전을 위한 설계에 활용하고 있다. 

    말 그래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진행된 슬레드 시험은 육안으로는 판별하기 어려워 천천히 재생되는 동영상을 통해 충격을 분석할 수 있었다. 자동차 충돌 사고가 얼마나 위험한 지, 그리고 그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안전성을 연구하고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현대트랜시스는 또 파워내구 시험으로 승하차 시 지속적으로 쓸리며 약해지는 시트의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람 모형 로봇이 24시간 승하차를 진행하며 작동과 외형에 문제가 없는지 파악한다. 
  • ▲ BSR시험ⓒ현대트랜시스
    ▲ BSR시험ⓒ현대트랜시스
    복합환경진동(BSR) 시험은 노면 상태에 따라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차량 진동을 재현해 시트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진동과 소음을 분석한다.

    무향실(방음 공간), 영하 40도부터 영상 80도까지 구현한 혹한·혹서 실험실 등에서 시트의 소음 원인과 위치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친다. 

    최태진 시트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저온 조건과 고온 조건에서 부품들의 팽창 수축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무향실에 들어가 체험해보니 영하 20도의 온도에서 진동을 재현해 까다로운 환경 테스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시트 벨트 앵커리지(Seat Belt Anchor) 시험은 차량용 시트의 벨트 앵커리지 강도 및 시트 강도를 시험한다. 법규 장비로 인장하중(끌어당길 때 작용하는 힘)을 부여해 벨트 앵커리지 및 시트 프레임 강도 특성을 테스트한다.

    시트 벨트 앵커리지 시험은 현대트랜시스가 수출하는 해외 각 나라마다 정해진 목표 시험을 만족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프레스투어에선 900kg 정도의 강도로 이뤄졌는데 생각보다 크고 쨍한 굉음이 나면서 모두 깜짝 놀랬다. 

    사이드에어백(SAB) 전개 시험은 시트 차량 충돌 시 시트에 장착된 사이드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이때 에어백의 전개 속도와 타이밍을 분석해 승객의 머리와 몸통에 가해지는 힘의 크기, 에어백이 제대로 전개되지 않거나 오작동하는 경우 문제의 원인을 분석한다. 

    해외에서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 파워가 발표한 시트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톱(Top)3’에 오르는 결과로 입증했다.

    한편, 현대트랜시스의 시트 사업은 통합출범 해인 2019년 대비 2023년말 기준 78% 성장한 4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자동차 시트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 ▲ 슬레드 시험ⓒ현대트랜시스
    ▲ 슬레드 시험ⓒ현대트랜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