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GA 10개사 매출 7조 돌파 … 전년比 28% 증가지난해 생보 신계약 44.3% GA채널에서 체결돼GA업계, 수수료 개편안에 반발 … 삼성생명 보이콧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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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법인보험대리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험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GA를 통한 판매를 확대하며 의존도를 높이고 있지만, GA업계는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 

    이런 가운데 GA업계는 금융당국의 판매수수료 개편안 등에 반발하며 삼성생명 상품 판매를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업계 조율 끝에 보이콧은 유예됐지만 수수료 개편을 둘러싼 갈등은 언제든 다시 불붙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면에는 끝없이 덩치를 키우고 있는 GA업계와 각종 문제를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금융당국의 충돌이 놓여 있다. 

    ◇몸집 점점 커지는 GA … 지난해 소속 설계사 28만명

    GA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보험업계의 판매 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GA를 통한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GA 의존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다.

    10일 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조회에 따르면 지난해 설계사 수 기준 상위 10개사의 매출 합계가 전년 대비 27.81% 증가한 7조2562억원으로 집계됐다. GA 소속 설계사 수도 크게 늘어 지난해 말 기준 28만명을 기록하며 2년 만에 3만5000명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GA를 통한 생명보험 판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상위 10개 GA의 지난해 생보 신계약 건수는 202만6413건으로 전년 대비 35.6% 증가하며 손해보험 신계약 증가율(7.58%)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생보 신계약 중 GA를 통해 체결된 계약이 393만8404건으로 전체의 44.3%를 차지하는 등 GA가 생보사의 주요 판매 채널로 자리 잡았다.

    반면 GA 시장 내 손보사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 '보험 상품 백화점 GA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사 기준 상위 10개 GA에서 손보사의 비중이 지난 2021년 말 87.3%에서 지난해 6월 79.5%로 7.8%p 감소했다.

    IFRS17 체제에서는 CSM(보험계약마진)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이를 확대하기 위한 보장성보험 판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장성보험은 GA의 주력 판매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GA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GA 채널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GA 시장 내 생보사의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GA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생명보험 상품이 환급률이 높고 보장 범위도 넓어 선호도가 높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마진이 높은 생명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려는 경향이 있어 GA를 통한 생명보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 "불완전판매, 부당승환계약 증가 … GA 내부통제 강화" 

    GA의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불완전판매 및 부당 승환계약 등의 부정행위 증가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대형 GA의 불완전판매 건수는 881건으로 전년 대비 6.66%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열린 제6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보험 판매채널 책임성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GA의 불완전판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리스크 관리 및 평가 체계를 개선하고, GA의 영업 건전성·내부 통제 수준·제재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를 위탁해야 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GA 운영위험 평가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보험사는 GA에 대한 리스크 관리 적정성을 평가받게 되며, 평가 결과가 저조한 경우 추가 자본 적립 의무가 부과된다. 반대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GA에는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평가는 △보험계약 유지율 △불완전판매 비율 △보험사의 수수료 정책 등을 기준으로 1~5등급으로 차등화된다. 보험사는 GA 위탁업무를 매년 점검하고, 평가 등급이 낮을 경우 리스크 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위탁위험 점검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의무도 신설된다.

    GA 내부통제 기준도 강화된다. 대형 GA는 내부통제 기준 준수를 위한 세부 절차를 마련하고, 정기 점검을 의무화해야 한다. 아울러 GA 준법감시 조직의 인력 기준도 강화됐다. 설계사 3000명 이상 초대형 GA는 5명 이상, 1000~3000명 규모의 대형 GA는 3명 이상, 500~1000명 규모의 GA는 2명 이상의 준법감시 인력을 둬야 한다.

    한편, GA업계는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에 반발하며 삼성생명을 상대로 보이콧을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5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발표된 개편안이 GA의 수수료 구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GA업계는 삼성생명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설계사들에게 지급되는 시책(인센티브) 지급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삼성생명을 견제함으로써 당국의 개편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도드라지게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