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BR 1.06배 … 구 부총리 발언과 약 10배 차이이소영 의원 “정책 노력 실종 … 자본시장 관심 가져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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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기재위에서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0 정도 안 되느냐”라고 발언해 개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구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스피 지수가 3200 정도인데 PBR이라고 하는 주가순자산비율이 얼마인지 아느냐”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이에 이 의원은 “1.0이다”며 “대만 2.4, 일본 1.6, 브라질·태국이 1.6·1.7이며 신흥국 평균도 1.8이다”고 설명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코스피 지수의 PBR은 1.06배로 구 부총리의 답변과는 약 10배가량 차이 난다. 코스피 PBR 10배는 지수 3만포인트를 넘기는 수준이다.앞서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13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발표하며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12대 중점 전략과제 중 2번째 과제에 담았다. 부동산 등 비생산 부문에 집중된 자금을 생산적 부문으로 전환하고 불공정 거래 엄단 등 자본시장을 혁신해 코스피 지수 5000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이 의원은 “코스피 5000 표어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단순히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 돈 많이 벌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부동산 쏠림을 막고 돈을 자본시장에 흘려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경제 개혁 목적의 정책이라는 점을 부총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구 부총리의 ‘PBR 10배’ 발언에 개인투자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국내 증시가 지난달 말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과 맞물려 정책 불신이 극에 달한 모습이다. 국내 경제 정책 수장이 너무 현실을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각종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어떻게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 사외이사까지 지낸 한국 경제 수장이 현 PBR을 10이라고 언급할 수 있냐”, “구 부총리 홀로 코스피 3만2000 시대에 살고 계신 듯하다”,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와 같은 성토가 쏟아졌다.일각에서는 구 부총리가 PBR과 PER(주가수익비율)을 혼동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이 핵심 투자 지표를 혼동하는 것 자체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이 의원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배당을 안 하고 기업 성과를 주주에게 돌려주지 않으니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며 “정부 정책으로 코스피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감이 컸었는데, 7월 이후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실종됐다”고 비판했다.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2025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제안에는 ▲법인세 인상 ▲증권거래세 인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이 담겼지만, 핵심 쟁점은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이다.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했다. 이는 전 정부 때 완화했던 기준을 다시 되돌리는 수준으로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 기조를 정상화하고 세수를 확보한다는 취지다.다만, 해당 세제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연말 과세 회피성 매도 폭탄 등 국내 증시 변동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구 부총리와 이 의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의 원인을 두고도 부딪혔다.구 부총리가 “남북한의 관계가 우리 주식시장의 PBR을 줄이는 큰 요인”이라고 언급하자 이 의원은 “남북 관계가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것은 옛이야기”라며 “우리나라보다 안보가 더 불안정한 상황에 있는 대만의 자본시장은 훨씬 더 활성화돼있다”고 반박했다.이어 “우리 주식시장의 진짜 디스카운트 요인은 정부가 일관된 정책 시그널을 주고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해서 방점을 두고 자본시장에 관심을 더 가져달라”고 부연했다.구 부총리는 “정부가 관심을 갖고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향후 누구나 넘어갈 수밖에 없는 실력 있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