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수입 16개 중 거위털 제품 4개
캐나다구스·파라점퍼스·CMFR·노비스 등은 '오리털'
몽클레르·에르노는 '거위털' 사용아웃도어, 프리미엄패딩보다 충전재 혼합율 우위
  • ▲ 에르노 매장 ⓒ현대백화점
    ▲ 에르노 매장 ⓒ현대백화점

     

    고가 수입 패딩점퍼의 충전재 대부분이 '거위털이 아닌 오리털'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운 점퍼의 핵심 소재인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수입업체가 충전재의 원산지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8개 프리미엄 다운점퍼 수입브랜드와 아웃도어 브랜드 9개 등 총 17개 브랜드 25개 제품의 충전재를 조사한 결과, 고가 수입 제품 16개 중에서 거위털을 사용한 제품은 4개 뿐이었다고 19일 밝혔다.

    한 벌에 300만 원 상당하는 몽클레르와 219만원∼354만 원의 에르노 제품만 충전재로 거위털을 사용했으며 캐나다구스·파라점퍼스·CMFR·노비스·아이그너·무스너클 등 6개 브랜드 12개 제품에는 오리털 충전재가 사용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거위털은 솜털 크기가 커서 보온성이 뛰어나고 중량에 비해 볼륨감이 있다. 가격도 덕다운보다 비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리털을 쓰는 제품도 수입 명품이라는 미명아래 최저 108만원에서 최고 271만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한편 9개의 아웃도어 브랜드는 거위털을 썼다.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은 평균 43만∼79만 원으로 고가 수입 패딩브랜드보다는 훨씬 저렴하지만, 오히려 충전재로는 비싼 거위털을 사용했다.

    보온성을 결정하는 충전재 혼합 비율면에서도 아웃도어 제품이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우위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솜털 비율이 높을수록 보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데,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CMFR과 노비스만 100% 솜털을 채웠고 나머지 브랜드 제품은 솜털과 깃털을 섞어서 썼다. 오리털을 사용한 오캐나다구스·아이그너·무스너클 브랜드는 깃털비율이 20%에 달했다. 또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는 노스페이스·밀레만 깃털비율이 20%였고, 나머지 대부분은 솜털을 90%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충전재의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MFR·노비스 2개 브랜드만 별도 태그로 원산지를 표시했고, 일부 브랜드는 수입 업체조차 충전재 원산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파라점퍼스는 본사가 이탈리아에 있지만 제품은 중국에서 생산되고, 오리털도 중국산을 쓴다고 설명했으며 독일 브랜드인 아이그너는 중국에서 생산되지만 충전재의 원산지가 어디인지를 밝히지 못했다.

    이와 함께 노스페이스·블랙야크·밀레·컬럼비아는 충전재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반면, 라푸마·K2·디스커버리·네파·코오롱은 별도의 태그로 원산지를 밝혔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수입 고가 다운점퍼는 가격이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만큼 패딩의 기능적인 면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충전재 원료와 혼합비율, 원산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