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O, '기어S' 무선통신기기 인정 받아 관세율 0%LTE만 통신기능 탑재된 '어베인', 전화 안되는 '애플워치' 시계와 같은 4~5% 부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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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어S'와 'LG 어베인', '애플 워치' 등 세계 대표 스마트 워치 간 대결이 '손목 위 전쟁'에서 이번엔 '관세 전쟁'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 워치가 관세부과 여부를 결정하는 품목 분류에 따라 '무선통신기기'로 판정되면 관세율 0%를 적용받는다. 이는 통관 과정에서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도 된다는 의미다.
이와 반대로 '시계'로 구분되면 4~5% 정도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무선통신기기로 인정받으려면 일반 전화처럼 통화가 가능해야 한다. 3G나 LTE 등 통신기능을 장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벨기에서 열린 제55차 세계관세기구(WCO) 품목분류위원회는 삼성의 기어S를 무선통신기기라고 정의했다. 무선통신기기에 포함되면 세계무역기구 정보기술협정(WTO ITA)에 의해 세계 어디서든 0%의 관세율을 적용받는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기어S는 3G 이동통신 기능이 탑재돼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 등에선 기어S를 무선통신기기로 보고 관세율을 0%로 책정해왔다. 다만, 인도와 터키, 태국 등 일부 국가에선 기어S를 시계로 판단해 4~10%의 관세를 부과했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기어S는 지역에 상관없이 관세 부담으로부터 홀가분해졌다.
그러나 LG 어베인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출시 일정이 오는 4월로 잡혀 있기 때문에 아직 여유가 있긴 하지만 관세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LG 어베인은 LTE가 장착된 모델에 한해 통신기능을 지원한다. 무선통신기기로 판정 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관세 품목 분류는 핵심이 되는 기능이 무엇인지에 따라 제품을 구분한다. LG 어베인에 통신기능 외 더 중요한 기능이 들어가 있다면 또 다른 항목으로 이름이 붙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기능이 부각되는 제품이라면 통신기능이 있더라도 건강관련 기기로 판가름 날 수 있다.
애플 워치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 관세 문제만큼은 궁지에 몰려 있다. 애플 워치의 경우 통신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무선통신기기로 분류할 명분 자체가 사실상 없다.
만약 무선통신기기가 아닌 것으로 판명 나면 애플 역시 삼성처럼 세계관세기구(WCO)에 품목 분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 워치를 둘러싼 관세 논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품목분류는 개별 제품에 한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어S가 통신기기로 분류됐다고 해서 다른 스마트워치들도 그런 건 아니다"며 "애플과 같은 공룡기업이라면 무관세 결정을 못 받을 경우 WCO에 품목분류를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