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개된 대만 유안타의 주식매입 러시 "안정적 지분확보 목적""순이익의 60~70% 배당"계획·실적 턴어라운드에 관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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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본사가 한국 유안타증권의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높여 안정적인 경영권을 토대로 주가를 안정 시키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특히 향후 회사가 안정화된 이후 이익의 6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배당 이익 확보 목적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유안타증권은 최대주주인 유안타시큐리티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가 보통주 8만7840주를 장내매수해 보유지분율이 49.79%에서 49.83%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4일에도 13만2300주를 매수했고, 지난주 역시 매 거래일마다 4~5만주를 매수하는 등 최근 들어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3월 옛 동양증권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대만 유안타증권의 주식쇼핑은 지난해에도 한 차례 진행한 바 있다.


    대만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2월10일부터 지난 1월29일까지 34거래일 연속으로 주식매입에 나서 총 38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사들이며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 4월 유안타증권 주가가 급등할 당시 전환사채(CB) 청구권 행사물량이 쏟아지며 지분율이 희석돼 50%선이 무너졌다. 이에 다시 대만 유안타증권이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한번에 지분율을 50%로 끌어올릴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주가흐름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조금씩 매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대만 유안타증권의 주식 매입은 최대주주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 50% 유지'라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안타금융그룹 측에서 최대주주에게 50% 이상의 안정적인 지분율 확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만 현지의 유안타금융그룹의 경영방침과 일치하는 부분으로,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안타금융그룹의 대다수 자회사들은 상장사 기준으로 최대주주가 최소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비상장 회사들은 대부분 100%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최대주주의 높은 지분율은 경영의 안정을 보장할 수 있어 한국 유안타증권의 본궤도 진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분기에 2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7분기만에 흑자전환한 이후 2분기에도 17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대만 유안타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지 불과 1년 만이다.


    동양사태로 크게 흔들렸던 회사가 사명을 변경하고 새 출발한 이후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찾아감에 따라 업계는 다시 배당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을 높이기 시작했다.


    허밍헝 대만 유안타증권 회장 역시 지난해 한국 유안타증권의 경영 및 배당계획을 설명하며 "동양사태 해결과 회사 정상화 과정이 남아 있지만, 앞으로 유안타 본사 수준(매년 순이익의 60~70%)의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업이 돈을 벌면 이를 끌어안고 있지 말고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을 대만 기업은 갖고 있고, 투자자가 '현금'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다는 것을 회사 방침으로 세웠고, 배당계획 역시 일찌감치 발표함에 따라 향후 배당실시 시기와 수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대만 기업들의 시가배당률은 약 3% 이상으로 1% 수준인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대만기업은 주주에게 이익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적정 수준을 초과하는 유보금에 대해서는 10%의 법인세를 납부해야 하는 등 규제장치도 고배당을 유도한다.


    허 회장이 동양그룹 사태의 타격 등 남은 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2∼3년 후 한국 유안타증권을 증권업계 5위 안으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배당 시점 역시 빠르면 내년 또는 2017년에는 '대만 스타일'의 통 큰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유안타증권의 실적개선 속도가 현재와 같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유안타증권이 지난해 동양증권을 인수하며 투자한 금액이 2700억원 수준이며 2~3억 US달러를 추가 투자할 의향도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타 해외 자본과는 달리 한국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영활동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최대주주 지분율과 안정적인 주가흐름이 이어지면 고배당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권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하반기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최대주주 외에도 서명석 사장 역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서 사장은 현재 유안타증권 보통주 3만482주(0.01%)를 보유 중이다. 황웨이청 사장은 1만1969주를 보유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주가는 15일 428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4월 10일 장중 8070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지만, 최근 다시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