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가 1만600원→7570원, 자금 7420억→5299억 재산정
  • ▲ 유상증자에 나선 BNK금융이 시장의 싸늘한 반응에 난감한 모습이다 ⓒ
    ▲ 유상증자에 나선 BNK금융이 시장의 싸늘한 반응에 난감한 모습이다 ⓒ

     

    유상증자에 나선 BNK금융이 시장에서 잔뜩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달 17일 유증 발표후 주가는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7000억원대의 자금조달 계획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유증 발표전 1만2600원이던 주가는 금주들어 30% 이상 급락하며 8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연중 최저가 수준으로 3조2000억원에 달하던 시총도 1조 이상이 날아갔다.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여신 비중이 동남권 지역 은행이라는 특성상 조선, 건설, 해운, 부동산PF 등 구조조정대상 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악재다. 여기에 유상증자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겹쳐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쌍끌이 매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BNK는 당초 유상증자 예정발행가격을 1주당 1만600원으로 정해 보통주 7000만주 742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가가 계속 멈칫거리자 지난 2일 신주발행가액을 7570원으로 수정했다. 단박에 자금조달 규모가 2000억원 이상 틀어졌다.

    주가 회복이 안될 경우 내년 1월 8일 결정될 최종발행가격은 더 떨어지게 된다. 회사측은 "유증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조달 자금은 목표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 유증참여를 설득하고 있지만 버거운 모양새다.

     

  • ▲ BNK금융을 이끌고 있는 성세환 회장은 유증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어느때 보다 힘겨운 모양새다 ⓒ뉴데일리 DB
    ▲ BNK금융을 이끌고 있는 성세환 회장은 유증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어느때 보다 힘겨운 모양새다 ⓒ뉴데일리 DB

     

    1, 2대 주주인 국민연금(12.85%)과 롯데(12.1%) 조차 아직 속시원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롯데의 경우 아무리 2대주주라 해도 유증물량이 많고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수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내부 사정까지 겹쳐있다보니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롯데는 매수의지에 따라 최대 855억원까지 증자참여가 가능해 다시 1대 주주로 올라설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기대난망이다.

    다급해진 회사측은 증권사들과 함께 NDR(Non-Deal Roadshow)을 진행하며 국내외 투자자를 일대일로 만나 적극적인 유증 설명에 나서고 있다.

    BNK금융지주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국제적 은행 자본규제인 바젤Ⅲ의 실시로 2019년 1월부터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00%, 기본자본비율은 11.00%, 보통주자본비율은 9.50%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각각 11.59%, 8.15%, 7.30%에 그친다. 증자후 12.69%, 9.72%, 8.54%까지 높인다는 계획이었지만 일부 수정이 예상된다. 부산과 경남은행 출자 6600억원, 해외 M&A를 포함한 사업다각화 820억의 용처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시장 반응도 계속 엇갈린다.

    대체로 자본적정성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이익 창출력과 높은 ROE 등 그간의 좋은 성과를 감안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번 증자가 기업가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다만 유증 추진이 너무 급작스러웠고 3조 내외의 시총에 비해 7000억원대의 증자는 금액이 다소 많아 보인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위험업종여신 비율이 30%로 다른 시중은행 9.6%에 비해 2~3배나 높은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최근 주식시장 분위기상 6개월 이내 주가가 현 수준을 크게 상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래저래 유증 딜레마에 빠진 BNK금융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