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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증권사로 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증권사별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를 취급하는 증권사 34곳 가운데 최단기간인 1~15일 기준 키움증권의 이자율이 12.0%(연)로 가장 높았다. KB투자증권이 11.7%로 뒤를 이었으며 이들 회사만 1~15일 기준 이자율이 두자릿수를 넘었다.
업계 최저수준의 이자율을 제공하는 회사는 교보증권이다. 1~15일 기준 이자율 연 5.0%를 적용 중으로, 교보증권은 지난 2013년 부터 이같은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주요 증권사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낮은 만큼 낮은 금리로 유리한 투자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이 5.5%로 뒤를 이었으며 최고 수준의 이자율을 적용 중인 키움증권과 KB투자증권 대비로는 절반 이하 수준이다.
5%대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과 동부증권으로 모두 5.9%였으며, 6%대 이자율을 적용하는 증권사 중에서는 하이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6.0%로 조사됐고, KDB대우증권(6.3%), 삼성증권(6.4%), 현대증권(6.5%) 등이 뒤를 이었다.
이자율을 공시한 증권사들의 예탁증권담보융자 이자율은 같은 구간(1~15일)에서 평균 7.3%로 조사됐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16~30일, 31~60일, 61~90일 등으로 기간이 늘어날수록 이자율이 1%p 안팎으로 이자율을 올려서 받고 있지만 교보증권의 경우 60일까지는 연 5.0%가 그대로 유지됐고, 61~90일부터 5.5%로 높아졌다.
연체이자율의 경우는 대다수 증권사들이 12.0~15.0% 수준을 보인 가운데 삼성증권이 8.5%로 가장 낮았고, KDB대우증권이 9.9%를 적용했다.
현재 증권사들은 이자율 적용을 크게 '체차법'과 '소급법'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 사용하고 있다.
이 중 체차법이란 신용공여 시점부터 상환시점까지 보유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보유기간은 통상적으로 보름가량이다.
소급법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율이 높아지고 마지막 환급시점의 이자율을 대출기간 전체에 소급적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만 기준금리가 꾸준히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이자율을 손보지 않은 증권사가 22개에 달했고, 2011년 책정한 이자율을 여전히 적용 중인 증권사도 14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투자심리가 살아남에 따라 신용거래 융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 증권사들의 이익은 증대와 동시에 투자자들의 위험부담 및 이자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 24일 기준 6조8012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지난 2012년 3.00%에서 현재 1.5%로 4년 동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대부분 증권사들은 CMA등 수신금리를 인하하한 반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손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반드시 기준금리에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회사마다 정책이 있고, 신용융자의 수요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따져야하는 민감한 문제"라며 "투자자들 역시 단기간 사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이자 규모가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