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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인(Knock-In·원금손실) 공포에 ELS(주가연계증권)시장이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종목형(공모) ELS의 부진이 눈에 띄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특히 개별종목의 주가하락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증권의 경우 올들어 종목형 ELS를 기준으로 타 증권사에 비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지수형을 포함한 전체 ELS 역시 조기상환 종목을 늘려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삼성증권은 총 131건(공모, 사모 포함)의 ELS 상품의 조기상환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조기상환된 131건 가운데 20개 ELS가 종목형으로 전체 조기상환 ELS 중 종목형 비중이 15%를 넘었다.
만기 기간인 36개월(3년) 중 12개월(1년) 만에 조기상환에 성공한 종목형 ELS는 7개로 조사됐으며 특히 자동차주를 대상으로 발행한 종목형 ELS를 통해 좋은 성적을 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월 발행한 11373·11377호는 기아차와 만도, 11441호는 만도와 현대홈쇼핑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했고, 지난해 1월 29일 현대모비스와 현대백화점을 기초자산으로 10541호와 11457호를 잇따라 발행해 12개월 만에 조기상환에 성공했다.
기아차와 만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11373의 경우 기초자산인 기아차와 만도의 평가일 종가가 모두 최초기준가격의 90% 이상을 넘어 발행 1년 만에 조기상환에 성공했고, 11377호의 경우는 평가일에 기아차와 만도가 모두 최초기준가격의 70%를 넘어 조건을 충족시켰다.
이밖에 지난해 3월에도 현대모비스와 만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종목형 ELS 11670호와 11671호가 지난 15일 나란히 1년 만에 조기상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타 증권사에 비해 삼성증권이 발행한 종목형ELS의 조기상환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결국 종목선정 능력이 우위를 보였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ELS는 종목 또는 지수의 상승보다는 하락 여부가 관건이기 때문에 그만큼 녹인 구간 진입 가능성이 낮은 종목 및 지수 선별 능력이 중요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종목선정이 잘돼 상환이 빨리 된 케이스로 특히 가치투자로 유면한 VIP투자자문에서 발행한 ELS 랩 상품에서 효과를 봤다"며 "ELS를 포트폴리오로 투자하는 VIP투자자문의 랩상품에서 잇따라 조기상환됐고, 상환 금액이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 동안 부침을 겪고 있는 자동차주 위주로 발행됐던 종목형 ELS에서 조기상환이 많이 나온 점과 관련해서는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70~8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추가로 주가가 더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종목을 선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에서 파생상품을 담당 중인 한 연구원은 "전체 증권사 가운데 압도적으로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한 종목형ELS 상품을 선보인 것은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 이후 정유·화학·철강 업종 등을 중심으로 한 종목들이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종목형 ELS의 발행금액은 현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익률 역시 낮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4.6%를 기록했던 종목형ELS 수익률은 2014년 -14.3%, 2015년 -22.0%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