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6월·준정부기관 12월 말까지 도입해야… 임원은 기관장 평가에도 반영한전·마사회 등 대상기관 44.2% 협의 완료… 기재부, 9일 공운위서 확정금융공공노조, 잇단 반대 결의…양대 노총도 대책위 구성해 투쟁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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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은 다음 달 말, 준정부기관은 연말까지 호봉제를 성과연봉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해당 공공기관의 내년 총인건비가 동결된다.
이행 우수 기관에 대해선 기관별로 기본월급의 10~30% 범위 안에서 성과보수를 준다.
그러나 금융 공공노조와 양대 노총이 정부의 성과연봉제 밀어붙이기에 반대하며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해 추진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9일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와 미이행기관 불이익 부여 방안'을 확정하고 관계부처와 공기업·준정부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성과연봉제는 근속연수와 직급을 기준으로 책정하던 임금을 한 해 개인별 성과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을 말한다.
확정된 내용을 보면 공기업은 다음 달 말, 준정부기관은 12월 말까지 각각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내년 총인건비가 동결된다.
기관장 등 임원은 성과연봉제 이행 여부가 기관장 평가에 반영된다.
우수기관에 대해선 당근을 준다. 이행 시기·도입내용·기관의 노력도 등을 평가해 10~20개 기관을 선정, 기본월급의 10~30% 범위 안에서 성과보수를 준다. 공기업은 기본월급의 15~30%, 준정부기관은 10~20% 범위 안에서 각각 지원한다. 공기업은 올해 하반기, 준정부기관은 내년 상반기에 각각 지급할 계획이다.
지급 재원은 경영평가 성과급이나 인건비 잔여 재원 등으로 마련한다. 올해 재원이 부족하면 내년 이후 분할 지급한다.
우수기관은 관련 전문가로 평가팀을 구성해 선정한 뒤 공운위에서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으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가 기한 내에 차질 없이 도입돼 공공기관의 성과중심 문화가 확산하고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대국민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현재 한국전력·한국마사회 등 53개 기관(공기업 15개, 준정부기관 38개)이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위해 노사합의나 이사회 의결을 완료했다. 이는 전체 대상기관 120곳의 44.2%에 해당한다.
하지만 기재부의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에 금융노조와 양대 노총이 반대하고 있어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노조 총회에서 노조원 85.1%가 성과연봉제 확대를 반대했다. 김재천 사장은 직원 반대에 부딪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이 어렵게 되자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자산관리공사(캠코) 노조도 지난 4일 진행한 찬반 투표에서 80.4%가 반대 뜻을 밝혔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9개 금융공기관 중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곳은 예금보험공사가 유일한 실정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본격적인 반대 투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양대 노총 산하 공공부문노조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동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