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지회, 네오플 이어 넥슨코리아까지 단체협약 합의IT 노조 첫발 뗀 네이버… 15차례 교섭 불구 합의 결렬 잇따라'협정근로자' 범위 지정 관건… 3월 대규모 집회 '주목'
  • ▲ 지난 20일 네이버 노조 첫 쟁의행위 모습. ⓒ뉴데일리DB
    ▲ 지난 20일 네이버 노조 첫 쟁의행위 모습. ⓒ뉴데일리DB
    넥슨이 넥슨지회(넥슨 노조)와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해 잠정 합의한 가운데, 노사 간 갈등이 진행 중인 네이버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IT업계 최초의 노조 설립으로 업계 전반에 노조 설립 바람을 일으킨 것과 달리, 노사 협상에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어 향후 파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와 넥슨지회는 지난 26일 포괄임금제 폐지 등 복지 및 근로환경 관련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해 9월 3일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가 설립된 지 약 6개월 만이다.

    출범 당시 노조 측은 설립 선언문을 통해 그간 꾸준히 문제시돼 온 크런치모드(장기간 집중 근무 형태)와 포괄임금제에 따른 과도한 업무 환경에 대해 지적하며, 포괄임금제 폐지 등 업계 노동 환경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노사는 지난해 10월 첫 번째 상견례 자리를 시작으로 지난 20일까지 총 7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으며, 이번 단체협약을 통해 ▲포괄임금제 폐지 ▲전환배치 제도 개선 ▲유연근무제 개선 ▲복리후생 및 모성보호 확대 등 79개 조항에 대해 합의했다. 

    노조 측이 강하게 요구해 온 포괄임금제 폐지와 관련해선 기존의 포괄 수당을 기본급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오는 8월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앞서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 역시 지난달 넥슨지회 산하 네오플분회와 본교섭 4차 만에 같은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이번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배수찬 넥슨지회장은 "상호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합의에 이르렀던 이번 교섭 과정을 기억하며, 노사가 상생하는 회사를 만들어 가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게임업계 2호 노조인 'SG길드' 설립 이후 현재까지 6차 교섭을 거치며 포괄임금제 폐지 등 쟁점에 대해 순차적으로 합의 중인 상태다. 

    반면 지난해 4월 출범을 알린 네이버 노조는 현재까지 사측과 이렇다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노조 황무지'로 거론되던 IT업계에 처음으로 노조 깃발을 꽂은 만큼 긍정적인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잇따른 교섭 결렬로 인해 향후 대규모 쟁의활동까지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까지 진행된 15차례의 단체교섭을 비롯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절차에서도 합의점 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노조 측은 지난 20일 본사 로비에서 첫 쟁의활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협정근로자' 지정 여부를 두고 노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인센티브 지급 근거 공개 ▲리프레시 제도 개선 ▲출산·육아휴직 제도 보완 등 다른 요구사항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협정근로자는 '쟁의행위에 참가할 수 없는 근로자'로 네이버는 안정적인 서비스 유지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협정근로자 지정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노조 측은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다음달 6일 2차 쟁의행위를 예고한 것을 비롯 협상 진전 속도가 더딜 경우 파업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어 노사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오세윤 네이버노조 지회장은 "사측이 지금과 같이 대화의 창을 열지 않는다면 결국 가장 강력한 단체행동권 행사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를 시작으로 IT·게임업계 전반에 노조 설립 바람이 확산되고 있지만,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큰 잡음 없이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라며 "협상 과정에 진전이 없을 경우 IT업계 최초 대규모 집회 등도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