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4개월째 추락… 삼성전자 이어 SK하이닉스도 '어닝쇼크' 예고'메모리 공급과잉→가격하락→투자전략 변경' 움직임… 장비업체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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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핵심 산업인 반도체 수출이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어닝쇼크'가 예견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들 또한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판교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는 '반도체산업 수출 간담회'가 개최됐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업계의 수출동향을 점검하고 수출애로 해소 및 수출지원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이 회복될 수 있도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 등을 통해 팹리스(반도체설계 전문기업), 파운드리(반도체생산 전문기업) 등을 위한 글로벌 수요 기업을 적극 발굴해 밀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3월 들어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리스크 등 통상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무역 역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실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감소한 471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이 중 반도체 수출액은 90억600만달러로, 16.6% 급감했다. △단가 하락세 지속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지속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정체 등을 반도체 수출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 부진 여파로 올 1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4.1%, 60.3% 쪼그라든 수치다.
SK하이닉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7%, 57.1% 감소한 66조4940억원, 1조87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문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흔들리면서 이들에게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실적 부침이 불가피하는 점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방 업계 시설투자 전략이 보수적으로 변경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공급량을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실제 삼성전자의 지난해 유형자산 투자비용은 29조5564억원으로, 전년 42조7922억원보다 30.9% 감소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자회사 세메스의 지난해 매출도 8.2% 감소한 1조8654억원에 그쳤다.
세메스의 주요 품목은 반도체 장비며 전체 매출 80% 이상을 삼성전자를 통해 올리고 있다.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후 2017년 2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삼성전자의 투자가 주춤하면서 성장세가 한 풀 꺾인 것이다.미국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등 메이저 업체들이 모두 20% 이상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앞서 IC인사이츠는 올해 삼성전자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 보다 20% 줄어든 180억달러 규모로 예상했으며, SK하이닉스 투자 규모도 22% 감소한 100억달러로 수준으로 내다봤다.삼성전자는 당초 올해 1분기 반입을 목표로 평택공장 D램 라인 장비를 구두 발주했다가 물량 입고 일정을 늦춘 바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3조~4조원 가량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D램 CAPEX를 최소화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낸드 신규 투자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단가 하락으로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황 반등시기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전문가들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 속에서 하반기에는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 만큼 이들의 투자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크다"면서 "상반기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부터 수요 증가에 따른 투자가 이뤄져 반등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