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개채용 특성상 일정·규모 확정 '머뭇'코로나가 불러온 채용 변화…필기 온라인 대체정시·수시 병행해 특정분야 인력 흡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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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하반기 공개채용을 고심하는 가운데 채용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대규모 전형 진행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특정분야를 수시채용으로 대체하거나 언택트(비대면) 방식을 고려하는 모양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등 6대 주요 은행 모두 하반기 신입직원 공채 계획은 세웠으나 일정 및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게 트렌드가 되면서 필기·면접을 온라인으로 하거나 신입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하는 은행들이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관련 인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그동안 상하반기 채용을 해온 우리은행은 올해 새롭게 신입행원 수시채용을 실시했다. 기존 대규모 공채 분야 중 인력 충원이 필요한 디지털, IT, IB, 자금 등 4개 전문부문을 먼저 뽑기로 했다.5월부터 수시채용을 시작해 필기시험과 1차 직무면접을 진행했으며, 이날(14일)부터 이틀간 임원면접을 치른다. 직무면접은 기존 그룹면접을 없애고 1대 1로 실시했으며, 임원면접도 1대 1이다.우리은행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필기 합격자 중 코로나19 의심자나 자가격리자가 생길 경우 면접전형을 유예해주기로 했다. 지원자 배려 차원에서 다음 채용전형 시 1차 면접부터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규모 공채가 힘들어졌지만 채용일정을 유동적으로 진행하면서 하반기 공채를 계획하고 있다"며 "신규 인력의 필요성은 물론 취업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국민은행도 올해부터 수시채용을 하기로 했다. 앞서 5월부터 글로벌 IB, 데이터, IT 부문 채용을 시작해 최종 합격자까지 선발했다.작년까지 연 1회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속 부서별 맞춤형 인재채용의 필요성이 커진 만큼 채용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다.특히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 필기시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데이터 및 IT 분야 서류전형 합격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지원자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120~150분간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치렀다.국민은행은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응시 장소에 제한을 두진 않되, 독립된 공간에서 치르도록 안내하고, 시험 전날부터 온라인 환경 설정과 웹카메라 작동 상태를 점검했다. 당일에는 시작 30분 전부터 신분증과 안면인식으로 신분을 확인, 시험 중에도 대리시험 방지를 위해 본인 확인을 했다.무사히 수시채용을 마친 국민은행은 9월 신입직원 공채 공고를 계획하고 있다. 공채도 온라인 필기시험은 물론 면접에도 언택트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은행 중에서 올해 상반기 정시 채용을 진행한 곳은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두 곳뿐이다. 하지만 두 은행도 하반기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했다.농협은행은 작년 말 가장 먼저 280명 규모의 상반기 공채를 시작했다. 계획대로라면 3월 초 합격자를 발표해야 했으나,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필기·면접 일정이 잠정 연기됐고, 두 달 늦게 5월 말 채용이 마무리됐다.기업은행은 4월 250명 규모의 신입행원 공고를 낸 뒤 현재 채용전형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기존 1박2일 합숙으로 진행했던 실기시험은 이번에 무박으로 치렀으며, 오늘(14일) 실기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후 17~24일 임원면접이 진행된다.이들 은행 모두 필기·면접 진행에 있어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체온측정, 화상카메라, 의료용 장갑, 손 소독제, 아크릴 칸막이 사용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하며 채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정시·수시 채용을 병행하고 언택트 방식을 고려하고 있으나 하반기 일정은 오리무중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채용을 못 한 만큼 필요 분야의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전문가 및 특성화고 출신 채용, 기업금융 경력직 수시채용 등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