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노조 탄생 2년, 포괄임금제 폐지 등 성과 이어져'코로나19' 사태로 근로환경 개선 노력 드러나중소게임사, 노동자 권리 보장 요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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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국내 게임업계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출범 2년차를 맞은 가운데 향후 근로개선 방향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그간 게임업계 고질적 문제로 제기돼 온 '포괄임금제' 폐지에도 불구, 근무시간 감소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민주노총 화성식품노조 스마일게이트지회)는 최근 직원 222명을 대상으로 한 '2020 스마일게이트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18년 9월 SG길드를 설립했으며, 지속적인 노사 합의를 통해 작년 10월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바 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하거나 정액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2017년 펄어비스가 국내 게임사 최초로 포괄임금제 폐지에 나선 이후 웹젠, 위메이드 등도 선제적으로 동참을 알렸다.

    노조 측 조사결과 '포괄임금제 폐지 후 노동시간이 감소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 절반 수준인 46.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SG길드 측은 "포괄임금제 폐지가 전체 구성원의 노동 시간 감소로는 이어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평균 노동 시간과 관련해선 '주당 52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한 비율이 2018년 5.0%에서 올해 9.5%로 4.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49시간 이상∼52시간 미만 일한다'는 비율도 2018년 15.4%에서 올해 16.2%로 0.8%p 늘어났다.

    응답자들은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인력 수준을 고려한 일정 산정'(65.3%)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41.4%), '적정한 인력 유지'(36.5%), '눈치 주는 야근 문화 개선'(26.1%), '경영진의 잦은 시연 요청 자제'(21.6%)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이어졌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 역시 출범 2주년을 맞아 고용안정 및 근로개선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배수찬 스타팅포인트 지회장은 "포괄임금제가 폐지되고 오랜 기간 동결상태였던 복지들이 향상되며 단체협약이란 이름으로 법적인 보장을 받게 됐다"며 "소진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휴가는 없어야 하며 그 과정 속에서 노동자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지회장은 "고용안정이란 말이 단순히 고용계약 유지뿐 아니라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평가와 보상 과정은 보다 투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관련업계에선 올 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임직원들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사측의 노력이 이어졌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대형 및 중견게임사를 제외한 기업들의 경우 아직까지 별다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노동자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포괄임금제의 경우  지난해 게임업계 내 폐지 사례는 '0건'으로, 다수의 중견·중소 게임사들은 여전히 근로시스템에 적용 중인 상태다.

    이들 게임사는 포괄임금제 폐지와 관련한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거나,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며 별도의 근로개선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포괄임금제 폐지가 시행돼야 한다는 점은 다수의 기업이 공감하고 있지만, 업종 특성상 단순히 긍정적 결과만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쉽게 결정할 수는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