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124조원, 한달새 1조 늘어금감원, '핀셋 규제' 예고…생활비 대출 등은 유지 부동산 안잡히는데…잇단 규제에 2금융권 풍선효과
  • ▲ 금융당국은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주택자금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를 예고하고 나섰다. ⓒ뉴시스
    ▲ 금융당국은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주택자금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를 예고하고 나섰다. ⓒ뉴시스
    125조4172억원. 이달 10일 기준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다. 8월말 이후, 일주일 새 1조원 이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주택자금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를 예고하고 나섰다. 

    집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이고 전셋값까지 덩달아 오르는 상황서 신용대출을 옥죄면 제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옮겨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당국은 신용대출의 상당 규모가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에 쏠린 것으로 판단, 규제에 나설 계획이다. 신용대출에 '급전' 등이 필요한 생활자금이 포함됐기 때문에 '핀셋형 규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5대은행의 여신담당 부행장과 화상회의를 통해 신용대출 급증 원인 등을 논의한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확대에 은행권의 실적 경쟁도 작용한 것으로 판단, 경쟁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정부가 주담대 자격 요건을 까다롭게 제한하자 신용대출, 전세대출 등이 연쇄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전세를 낀 집은 매매하는 갭투자가 막히자 매매수요가 전세로 이동한 탓도 있다. 
    이후, 임대차제도 개편으로 세입자에 계약갱신권을 주고 전셋값 상승을 제한하자 전셋값이 대폭 올랐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전세자금대출잔액은 97조1303억원에 달했다.  

    시중은행들 중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유동성 공급 조정에 들어갔다. 대출 급증에 따른 리스크관리 차원에서다. 

    농협은행은 이달 1일부터 가계 주담대 및 신용대출 최종금리 산정에 적용하는 우대금리를 총 20bp(1bp=0.01%p) 축소했다. 국민은행도 이날부터 는 고정혼합형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10bp 올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시중은행들의 대출 상품 판매, 금리 조정을 하는 것만으로 시장이 안정되긴 어렵다"면서 "주택,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흐르는 원인에 대한 고민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2금융권 대출만 늘어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