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순증 가입자 수 5개월 연속 증가자급제, LTE 인기에 주 고객 연령층 확대사업자 확대에 시장 활성화 조짐...대기업 장악 지적도
-
국내 알뜰폰 시장이 자급제 단말 수요 증가와 신규 '아이폰' 출시 등에 힘입어 연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최근에는 저렴한 요금제를 강점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 고객들의 유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통신 3사도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따라 자사 알뜰폰 사업 역량을 강화하며 경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9일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인 KT엠모바일에 따르면 '아이폰12' 출시(10월 30일) 후 지난 5일까지 LTE 고가 요금제 3종의 신규 가입자가 10월 평균보다 38%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지난 8월 '갤럭시노트20' 출시 이후 일주일 간 신규 가입자가 전월 평균 대비 약 21% 늘어난 것보다 많은 수치다.KT엠모바일 측은 "최근 자급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알뜰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플래그십 단말 관련 프로모션 같은 시도를 지속해 이런 관심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다른 알뜰폰 사업자인 LG헬로비전 역시 아이폰12 출시에 힘입어 같은 기간 LTE 고가 요금제의 일평균 가입자가 전월 평균 대비 31% 늘어났다. 앞서 갤럭시노트20 출시 당시에는 일주일 간 전월 평균 대비 일평균 가입자가 24% 가량 증가한 바 있다.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순증 가입자 수는 1만 3039명으로, 5개월 연속(6월 5138명, 7월 6967명, 8월 9909명, 9월 1만 2433명, 10월 1만 3039명)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5G 자급제 단말에서도 LTE 요금제 가입이 가능해진데다 자금제 단말 기종도 점차 확대되면서 알뜰폰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는 추세다.특히 저렴한 요금제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 사가 온라인 가입 및 셀프 개통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주 이용 연령층도 기존 중장년층에서 젊은층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실제로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 신규 가입자 중 2030세대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40% 수준까지 늘었다. 유심 가입고객의 절반이 2030세대로 확인됐으며, 이들의 셀프 개통 이용률도 지난 9월에는 40%를 넘어섰다.정부 역시 지난 8월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최근 5G 도매대가(알뜰폰이 이통사에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 인하 등을 결정한 만큼 요금제 확대에 따라 가입자 증가 흐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여기에 지난달 말에는 KT의 위성방송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까지 알뜰폰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태다. 현재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는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KT), SK텔링크(SK텔레콤) 등으로, 지난해 이들 사업자의 매출액은 전체 시장의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들은 요금제 다양화, 결합서비스 확대, 전용 보험 상품 출시 등을 통해 가입자 유치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편 일각에선 알뜰폰 시장 활성화와 관련, 대형 이통사들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장 활성화라는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 중소 사업자들은 규모의 차이에 따라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조명희 국민의 힘 의원은 현행 이통사 알뜰폰 등록조건이 이통사들의 시장 장악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회사 가입자수 합계를 전체 알뜰폰 가입자 수의 50% 이내로 제한'이라는 현행 기준을 '각 자회사의 이동통신사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수의 50%'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조 의원은 "조건을 변경하면 이통사는 자회사 알뜰폰 가입자 증가의 책임을 스스로 부담하고 중소 사업자의 가입자 확대를 지원할 유인이 생기는 효과가 있다"며 "알뜰폰 등록 요건을 개정해 이들에게 중소 알뜰폰사업자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