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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수원이 신임 원장으로 정무위원장을 지낸 민병두 전 국회의원을 내정하면서 정피아 논란을 자초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연수원이 정희수 전 원장에 이어 또 정치인 출신을 낙하산으로 앉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눈치보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험연수원은 지난 21일 원장추천위원회(원추위)를 열고 신임 원장 후보로 민병두 전 의원을 단독으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보험연수원은 보험감독원 산하기관에서 1994년 독립된 이후 두번째 정치인 출신이 원장을 맡게 됐다.
보험연수원의 첫 정치인 출신은 정희수 전 원장이다. 그는 2017년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고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2018년 12월부터 보험연수원장을 맡다가 임기 1년 정도를 남겨놓고 최근 생명보험협회장에 선출됐다.
보험연수원은 공석이 된 원장을 뽑기 위해 원추위를 꾸렸다.
원추위는 생명보험 회원사 중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3곳과 손해보험 회원사 중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3곳 등 6곳의 사장과 외부 추천위원인 김성태 연세대 교수를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원추위에서 3선 의원 출신의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단독으로 추대한 것이다.
보험연수원 관계자는 “원추위에서 민병두 전 의원이 국회에서 금융을 총괄하던 정무위원장을 지낸 경험과 노하우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보험연수원은 금융감독원의 부원장 또는 국장급 출신들이 원장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2명의 정치인 출신이 잇따라 낙하산으로 내려온 것.
따라서 보험연수원이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인 출신이어서 외풍을 막아내기 용이하고, 입법 과정에서도 보험연수원 입맛에 맞도록 하는데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정무위원장을 지낸 민병두 전 의원을 선택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회원사들로 이뤄진 원추위에서 결정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낙하산 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민병두 전 의원은 지난달 은행연합회장에 도전했지만 선임되지 못했고, 앞서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지만 무산됐다.
한편, 보험연수원은 1965년 보험감독원 산하기관으로 설립됐다. 위탁교육과 민간자격시험 실시 등 보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