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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지난해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와 빚투 및 영끌 열풍으로 카드론 취급액이 급증했지만, 2019년보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얻지는 못했다.
10일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카드론 대출 취급액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반면, 이자수익 증가폭은 둔화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3분기 누적기준으로 7개 전업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액은 35조3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9653억원(12.6%) 증가했다.
겉보기에는 카드론 대출이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이 이를 통해 큰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자수익은 1484억원(5.1%) 증가한 3조510억원에 그쳤다. 카드사 입장에서 신규 대출이 급증했지만, 실속은 그만큼 누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개별 카드사들을 살펴보면 취급액 증가율은 하나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국민카드, 신한카드, 롯데카드 순이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카드론 취급액은 3조6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급증해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였다. 현대카드는 17.6% 증가한 5조211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는 17.1% 증가한 3조2973억원, 삼성카드는 16.3% 증가한 6조5539억원, 국민카드는 8.0% 증가한 5조244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6.1%, 4.4% 증가한 7조7913억원, 3조602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카드론 이자수익은 취급액 증가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자수익 증가율은 현대카드, 삼성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국민카드, 신한카드 순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카드론 이자수익이 4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해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삼성카드는 10.4% 증가한 5411억원, 하나카드는 9.8% 증가한 2559억원, 롯데카드는 6.0% 증가한 3303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와 국민카드는 1.1%씩 증가한 2770억원, 5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변동없는 6987억원의 이자수익을 기록했다.
이들 3개사는 사실상 카드론 수혜가 없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카드론 수익성이 취급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3개사 이외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론 연평균 금리가 2019년 14.2%에서 지난해는 13.6%로 낮아졌다. 국민카드도 13.9%에서 13.2%로 인하됐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카드론 운영 금리가 타사 대비 낮은 편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카드와 신한카드 관계자도 “대출금리가 전년보다 낮아지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끼쳤다”며 “이는 업계의 공통된 현상이었다”고 말했다.